[OSEN=정유진 기자] 국민 MC ‘유느님’ 유재석이 음란하게(?) 변신했다. 물론 저녁 시간 지상파 방송 심의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그저 유머러스한 애드리브이긴 했지만 사람 좋게만 보였던 리더 유재석의 조금 다른 변화는 큰 웃음을 줬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폭염의 시대 특집에서는 폭염으로 고생하던 조선시대로 돌아가 더위와 맞서 얼음을 사수하기 위해 추격전을 벌이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무한도전' 멤버들은 얼음 위에서 버티기 게임을 한 끝에 각자의 성적에 맞는 무게의 얼음을 받았다. 무감각의 극치를 보이며 끝내 가장 큰 무게의 8Kg 짜리 얼음을 얻게 된 노홍철부터 가장 작은 얼음을 얻은 박명수까지 얼음을 받은 이들은 가장 무게가 무거운 얼음을 남기기 위해 애썼다.
4Kg짜리 얼음을 받은 유재석은 얼음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가득 담아 ‘애빙가’를 지었다. “내 너의 소중함을 몰랐구나. 너의 살결은 너무나 곱다. 너의 살결은 너무나 부드럽구나. 이 차갑지만 나를 이렇게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너는 진정 여름의 나의 첫사랑이다. 나의 가슴을 이렇게 짜릿하게 만들어 주는 너”라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어휘들로 구성된 음란 시문의 내용은 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뿐만 아니라 얼음을 끌어안은 채 “아, 예”라며 추임새까지 넣는 모습은 기존 유재석의 캐릭터에서 조금 더 간 모습으로 신선함을 줬다.
유재석의 ‘애빙가’는 계속됐다. 눈을 감은 채 얼음을 느끼며 ‘애빙가’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무더위 속에서 홀로 두꺼운 선비 복장을 입어야 하는 고충이 고스란히 전해져 폭염을 실감하게 했다. 이후 하하로부터 사랑하던 얼음을 빼앗긴 유재석은 얼음을 되찾기 위해 정형돈의 얼음을 날치기 한 후 도망쳤고, 추격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음란한(?) 애드리브가 또 터졌다. 정형돈과 협상을 맺은 유재석은 그에게 자신의 옷이 여러겹이라 더우니 “벗기시오”라고 말했고 정형돈은 유재석의 표정과 말투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고 “이거 12세요”라고 말하며 그를 저지했다. 그러나 유재석은 “(내리는) 비가 너무 좋아서 그러오”라고 변명을 해 웃음을 줬다.
이 같은 유재석의 애드리브에 시청자들은 대부분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평소 착실했던 이미지에 유머러스한 애드리브를 더하자 캐릭터의 진화가 일어난 것. 적당한 선에서 선보여진 유재석의 애드리브는 '색드립'의 대가 신동엽의 그것과 견주어도 그 재미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한편 이날 폭염의 시대 특집의 우승자는 타고난 사기꾼 기질을 발휘한 노홍철이 차지했다. 그는 부상으로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얼음을 갈아 팥빙수를 먹게 됐고, 경쟁에서 진 '무한도전' 멤버들은 다 함께 벌칙으로 얼음 목욕하기를 당한 후 시민들과 함께 팥빙수를 나눠먹으며 국민 예능의 면모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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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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