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컴퓨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한자 쓰는 법을 잊어버리는 중국인이 늘고 있다.
베이징 지역신문 베이징천바오(北京晨报)는 "중국의 유명 리서치 기관인 링뎬(零点)연구자문그룹이 지난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广州), 지린(吉林), 우한(武汉), 충칭(重庆) 등 12개 도시 시민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94.1%가 '펜을 들면 글자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이 중 26.8%는 '이같은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신문의 자체적인 조사에서도 초등학생, 중학생의 쓰기 능력이 대학생, 일반 성인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초등학생, 중학생은 학교를 다니며 숙제를 하고 작문을 하는 데다가 시험도 필기시험으로 치지만 대학생들은 대학 입학 후부터 교수의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다운받거나 휴대폰으로 스크린의 수업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한자를 쓰는 일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같이 대학생들의 쓰기 능력이 퇴화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실례로 충칭의 대학 졸업반 학생 차이(蔡)모 씨는이 취업을 위해 지원서를 썼으나 400자 분량의 약력을 쓰는데 틀린 글자가 24개나 됐고 글씨체마저 형편 없어서 입사심사에서 탈락됐다.
회사 인사부문 담당자는 "보통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긴 하지만 회사에서 손글씨도 중요시 여겨 그녀를 합격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인민대표이자 베이징사범대학 관리학원 왕젠민(王建民) 교수는 "직장인, 기업인, 학생, 의사, 과학연구인원, 대학교수 모두 글쓰기를 잃어버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컴퓨터를 키지 않으면 문장을 쓰지 못하고 숙제도 못하며 처방전도 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컴퓨터를 사용해 숙제하지 못하게 하고 대학생은 리포트를 작성할 때 절반 이상을 직접 써서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바오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