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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라는 가상 세계, 그대는 무엇을 기대하는가

[기타] | 발행시간: 2014.11.15일 07:40
(서울=뉴스1스포츠) 장아름 기자 = 먼저 곰곰이 생각해보시라. 그대에게 ‘무한도전’은 실제 세계인가 혹은 가상 세계인가.

최근 MBC ‘무한도전’은 400회를 기점으로 크고 작은 논란을 겪었다. ‘스피드 레이서’ 촬영 당시 박명수에게 빌려줬던 차량이 사고가 났고 파손 부위가 상당했으나 정중한 사과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의 글이 화제가 됐다. 해당 논란은 김태호 PD와 박명수의 카레이싱 멘토였던 카레이서 오일기가 적극 입장을 표명하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흠집은 상당히 컸다. 장수 프로그램이 의례히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고 하기에는 ‘무한도전’에겐 다소 유감이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가져다 준 가장 큰 충격 중 하나는 멤버 노홍철의 음주운전 사실이었다. 노홍철은 지난 8일 밤 12시1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 세관 네거리 인근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고 가다가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이에 한 매체는 노홍철이 1차 호흡 측정을 거부한다고 보도했으나, 경찰 측은 “호흡 측정을 거부하기보다 호흡 측정과 채혈 측정 중 채혈 측정을 선택한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후 노홍철 동정론이 일었다. MBC 측이 노홍철의 ‘무한도전’ 하차를 즉각 결정하자 급기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자신이 노홍철 음주운전 적발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의 글이 게재됐고, 삽시간에 퍼져나가며 대형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이 누리꾼의 글에 따르면 노홍철은 정중히 채혈 측정을 요구했고 채혈 측정 결과가 나오기 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되니 그동안 대중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동정 여론은 ‘무한도전’ 골수팬들에 의해 더욱 심화됐다. 음주 운전 사실이 보도 된 이후 한 포털 사이트 청원 게시판에는 노홍철의 ‘무한도전’ 하차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수천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이에 동조했다.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무한도전’을 이끌어온 노홍철의 빈자리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리라. 일명 무도빠라 일컫는 이들의 ‘무한도전’ 멤버들에 대한 신뢰는 그만큼 단단했고, 공고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MBC '무한도전'이 최근 400회를 맞이했다. 이후 지난 8일 노홍철의 음주운전이 불거졌고, MBC 측은 즉각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다. © MBC


하지만 지난 13일 한 매체의 보도에 의해 노홍철 음주운전 당시 상황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음주 측정을 강하게 거부했고 경찰에 의해 강제 채혈을 당했다는 보도였다. 이어 지난 14일 강남경찰서 측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채혈 검사 결과 노홍철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주 중 소환예정이다”고 발표했다. 노홍철은 결국 “반성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노홍철의 채혈 측정 결과가 발표된 것으로 이제 해당 사태는 종결됐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해당 사태가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끼쳤는가에 대해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극심한 동정 여론과 노홍철의 프로그램 하차를 반대하는 서명운동까지 ‘무한도전’ 팬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졌고, 그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무한도전’의 강력한 팬덤을 실감케 했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대한민국 국민의 삶에 얼마나 깊이 침투해 있었는지를 보여준 셈이다.

이는 ‘무한도전’이라는 가상 세계가 실제 세계처럼 비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는 화면 너머에 있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연예인들이 현실을 전복시킨 카타르시스가 낳은 부작용이요, 일종의 이상적인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환상이다. 멤버들이 ‘봅슬레이 특집’과 ‘조정 특집’에서 흘리는 눈물을 보며 도전의 숭고한 가치를 깨닫게 해준 데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고, 2010년부터 이어져 온 달력 판매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수익을 기부하는 모습에 가슴 따뜻한 정을 느꼈기 때문일 터다.

문제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창출된 멤버들의 인격체가 곧 실제라고 믿는 데 있다. 실제로도 다수의 시청자들은 멤버들이 자신들의 틀이 만들어 놓은 인격체에 어긋나는 경향을 보이면 곧잘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정준하는 ‘식객 뉴욕 특집’에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으로 미운털이 박혔던 적이 있다. 노홍철의 여자친구를 찾아주기 위해 ‘예쁜 여자’에게 접근해 소개팅을 제안했던 멤버들은 외모지상주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하하 역시 최근 앨범을 발매한 절친한 친구 MC몽을 응원했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방송인 노홍철이 음주운전과 관련해 지난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 News1 DB


이유는 ‘무한도전’ 프로그램 특성 상 시청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잦다는 데 있다. 시청자의 참여가 잦다는 점이 여기에 크게 한몫한다는 소리다. 버스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마치 소시민 같이 느껴지고, 우리와 얘기를 나누는 이들은 친근한 이웃 같다. 실상은 아주 멀리있는, 우리와는 전혀 무관한 평균 이상의 풍족한 삶을 누리는 레벨에 속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결국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평균 이하의 이미지가 주는 위로와 동질감이 시청자들의 극적 몰입을 불러온 탓이다.

그렇다면 ‘무한도전’이 주는 착시 효과는 어느 정도 벗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무한도전’이 설정한 가상 세계를 소비하는 것이 또 하나의 구별 짓기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프로그램이 만들어 놓은 도덕적 이미지에 생경한 시청자들이 자신들의 맹목적인 신뢰에 반하는 이들에게 무조건 ‘틀렸다’고 하는 현상말이다. 길에 이어 노홍철까지 음주운전으로 같은 행보를 걷게 됐지만 ‘이제 남은 멤버들은 그래도 달라’라는 류의 얘기도 해당된다.

고로 ‘무한도전’의 선량함이 실제 삶의 연장선에서도 계속 될 것이란 그대들의 맹목적인 믿음, 이제는 내려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겠다. ‘무한도전’의 효용 가치를 막연히 상정하는 도덕성에서 찾지 말고 ‘기쁨주고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보는 시야도 필요할 때이다. 오랜 시간 ‘무한도전’을 한결 같이 지켜온 노홍철과의 이별은 슬프겠지만, 혹여 그의 빈자리에 극도의 감정을 대입시키는 일은 부디 없길 바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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