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권지영 기자] 역시 유지태,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힐러’를 통해 안방극장에 6년 만에 컴백한 유지태가 차원이 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스타기자 김문호로 분한 유지태가 과거와 현재의 세대를 잇는 중심인물로서 펼칠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힐러’ 첫회는 ‘모래시계’ 세대와 그 자녀들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면서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김문호 역 유지태는 경쾌하게 흐르던 극을 단단히 지탱하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끌었다.
김문호는 기자들도 존경하는 기자. 그는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기득권의 기자회견 대신 약자인 직원을 찾아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목소리를 언론을 통해 전달하는 소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그의 모습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과거의 장면에서 민주화를 외치는 해적방송 트럭을 타고 다니는 모습과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80년대 암울한 현실을 살았던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 ‘모래시계’의 연장선상인 ‘힐러’는 당시 해적방송을 했던 부모를 둔 자녀들이 현재 언론사에서 근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중. 특히 과거와 현재의 중심에 선 유지태는 날카로운 눈빛과 진실을 마주하는 순수한 용기, 그를 전달하는 진중한 목소리 등 그 자체로 신뢰감을 형성하면서 그가 김문호 역할에 최적화된 배우임을 알게 했다.
채영신(박민영 분)의 표현에 따르면 김문호는 ‘섹시하고 폼 나는’ 기자. 유지태는 과거의 기억을 또렷이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면서 속내를 숨긴 듯 비밀스러운 느낌을 풍기며 그의 캐릭터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유지태는 이번 역할을 위해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접하거나, 손석희 앵커의 인터뷰를 찾아 보고, 이상호 기자를 만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연구했다고 전한 바 있다. 특히 유지태는 이상호의 습관과 표정을 참고하려 노력했다고 밝히기도. 이 같은 유지태의 말처럼, 그는 ‘힐러’ 첫 회부터 김문호 역할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으로 디테일한 연기를 가능하게 하는 그의 연기 내공에 다시 한 번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심야의 FM’, ‘마이 라띠마’, ‘초대’ 등의 영화 연출과 출연 등 2008년 드라마 ‘스타의 연인’ 이후 안방극장을 6년 동안 떠나있던 유지태의 복귀는 그 자체로 큰 화제를 모았는데, 유지태는 시청자의 높은 기대치에 걸맞은 연기를 선보이면서 그가 극 안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다음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힐러’는 정치, 사회, 정의 같은 것들은 그저 ‘재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살던 청춘들이 부모세대가 남겨놓은 세상과 ‘맞짱’을 뜨는 감성액션로맨스다. ‘모래시계’ 송지나 작가와 ‘제빵왕 김탁구’ 이정섭 PD가 의기투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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