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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한겨레지역으로 가다(2)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06.04.08일 10:16
타향에 그윽한 민족향기 삶의 향기


청도시장에서 자수성가한 조선족장사군들의 이야기

떡을 삽소, 김치를 삽소. 싸구려소리로 들썩이던 연길 서시장 한모퉁이를 방불케 하는 아니, 그 근면함과 지혜와 열정을 쏟아붓고있는 곳이 있다. 청도시장이다. 한겨레들이 살고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서 난전을 펼치는 우리 조선족들. 조선족들이 최초로 장사를 시작한 곳이며 가장 매장수가 많은 곳이기도 한 리촌 하저(河低)시장(50여개 매장), 두번째로 파생된 곳이기도 하며 두번째로 많은 성양도매시장엔 조선족매장이 20여개, 그다음 순서로는 류팅(流亭)상업시장(7호), 대북구(大北區)시장(6호)으로서 맥도시장(현재 파가이주), 산동두시장, 즉묵로시장, 난탄시장, 석복진시장과 기타 위성도시들인 즉묵시장, 교주 정가소장시장과 PS코리아타운 등지에는 두세호의 조선족장사군들이 족적을 남기거나 일정하게 분포되여있다. 이들 매대수는 대략 100여개, 그리고 장날마다 옮겨다니며 장사하고있고 시장밖에서 장사하고있거나 간접적으로 물건구입하여 넘겨주는 중개자들까지 합치면 제3산업에 종사하는 조선족수는 500~600여명에 달한다. 각종 식품장사를 주영업으로 김치장사로부터 떡장사,두부장사, 남새장사, 수산물장사, 정육점, 약재장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풍요로운 음식감과 특산물은 없는것이 없이 미풍량속의 고양처럼 청도에 뿌리내리였다. 또 연변의 시장과 규모에는 비할바가 못되고 조촐하지만 어느 매장이나 한국식품이 풍성하다. 천양원 액젓, 꽃소금, 백설탕, 동서보리차, 동원참치, 옛날국수, 당지인들은 듣고도 모를 식품이름들, 또한 천만가지의 아름다운 우리 낱말들의 집성이 예서 적절히 표현되는것 같다. 천리타향 낯선 곳에서 직장생활하고있고 바다 건너 기업을 하고있는 한겨레들에게 감질나게 그리운 우리 음식맛이였기에 조건반사적으로 조선족장사군들이 생성되게 된것은 자연스러운 일, 돈도 벌게 되여 더욱 잘된 일이였다. 또 고추장, 김치, 떡 같은것은 당지 한족들도 즐겨먹는 음식으로 점차 자리를 굳히게 되였다.


조선족장사군들중에 길림산재지역과 연변사람들이 많으며 순박한 농민출신의 중년부부들외에 로인들과 청년들도 가끔 있다. 조선족장사군들은 거개가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서 일하고있다. 짠지장사군들은 저녁 6~7시에 귀가해서는 짠지를 만드느라고 날을 새우고 또 떡장사나 두부장사군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 작업하고있다. 그렇게 애면글면하는데 비해 많이 남지도 않는 식품장사이다. 조선족장사군들이 급증하면서 장사영업을 잘 못하는 신출내기들은 힘든 모습도 보이고있다. 시장관리소에서는 조선족 매장 주인들한테서 한족장사군들보다 잡비나 세를 더 거둔다는 리향의 설음도 안고있다. 우리 조선족장사군들은 매장주위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문명하며 말썽을 일으키지 않아 시장관리소에서 조선족입주호들을 선호하는데도 말이다. 조선족장사군들은 서로 매대를 봐주거나 무거운 일은 호상 도우며 점심이면 도시락을 함께 나눠먹는 등 훈훈한 정을 나누기도 했다.


식품장사로 자식을 공부시키는데 성공한 조선족들도 너무 아름답다.청도에서 그들에게 가장 적성에 맞는것은 식품장사, 또한 단돈 몇푼으로 시작하여 청도에서 아빠트까지 산 사람들이 많아 그야말로 자수성가했다고 할수 있다.청도에서 우리 조선족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은 시장에서 장사하고있는 조선족들을 통해서 체현되고있다. 또 이들을 통해서 민족의 향기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리향민이 된 우리 한겨레들에게 어떤 안도감과 같은 이데올로기를 만끽하게 하고있다.

리촌 하저시장의 조선족장사군들


당지 중국사람들이 초샌주스창 (조선족시장)이라고 정답게 불러주고있는 리촌 하저시장에서 가장 최초로 장사를 시작한 사람은 교원출신인 흑룡강성 학강시에서 온 최길자 로인, 1996년 6월 단돈 5원으로 시험삼아 감자채를 만들어 당지 한족장사군들속에 끼여 팔기 시작했다. 그녀는 가끔 장보러 나왔다가 같은 조선족을 만났다고 반가워하는 조선족들한테서 김치같은 우리 민족식품도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본격적으로 도라지며 더덕 등 무침반찬외에 식품종류를 넓혀나갔다. 길림성 영길현 태생인 박병찬씨도 연태시에서 짠지장사를 하다가 같은 해에 청도 리촌 하저시장으로 옮겨 국수를 위주로 더덕, 명태, 낙지같은 마른 식품을 조선족과 한국인을 상대로 팔았고 후에는 봉고차를 구매해 배달까지 했다. 지금까지 식품장사를 꾸준히 해오고있는 그는 고객들을 많이 확보해 남방쪽에서까지 주문이 쇄도하고있으며 현재 청도에 널직한 새 아빠트까지 마련했다.

이를 기점으로 회사에 출근해서 1000여원의 월급에 만족을 얻지 못한 출근족들도 장사군의 행렬에 가담하기 시작했다.길림성 돈화시 사하향진에서 온 리경활씨는 첫 몇달은 출근했지만 남는것이 별로 없게 되자 작년 4월부터 안해와 함께 심양, 연변 등지에서까지 물품을 구입해 장사를 시작하였는데 올 봄철에 들어서면서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하면서 더 열심히 일하고있는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그러는 가운데 지금 남자들이 일자리도 얻기 어려운 형편에 일반 출근족보다 나은 밥벌이를 하고있다면서 자부감을 느끼고있는 모습이였다.


성양구도매시장의 조선족장사군들


올해 52세나는 길림성 장춘시에서 온 정홍화씨는 9년전에 리촌 하저시장에서 반년간 김치장사하다가 조선족장사군이 한사람도 없는 성양구에 매대를 차리게 되였다. 그녀는 성양구시장(그때는 허름한 로천시장)에 자리잡자마자 주위의 당지 남새농들과 협상하여 겨울김장채소들인 영채, 갓, 깨 등 씨를 사게 하고 가을에 거두어들여 김치를 담가 팔았다.


성양구시장에서 또 두번째로 오랜 조선족은 길림성 룡정시 개산툰에서 온 리춘희녀성, 그녀도 최초에는 간단한 떡장사로부터 지금은 식품장사로 발전해 많은 한국회사들을 주고객으로 하여 아빠트까지 구입했다. 림명숙녀성은 고향이 길림성 룡담구 강북향으로서 최초에는 8백원을 가지고 짠지장사를 하다가 신체에 알맞지 않게 되자 식품장사를 시작, 두 자식을 공부시키기 위하여 4년전에 시작한 장사가 재미가 짭짤하다. 지금은 배달전화도 많아 핸드폰신호가 좋아야 한다며 고급핸드폰을 사용하고있었다. 또 그녀의 연줄을 통해 고향의 이웃들도 5호나 청도에서 출근하고 자리잡게 되였다.

청도에서 유일하게 국가 상표등록을 내고 소고기전문 장사를 하고있는 조선족가족이 있다. 흑룡강성 탕원현에서 온 박원호씨네 일가. 고향에서 쌀가공공장을 해왔던 이 가족은 청도에도 동북 입쌀이 인기일거라는 예산하에 쌀장사 하려고 2년전에 가산을 정리하고 들어왔다. 정작 쌀장사를 해보니 수지가 맞지 않아 시장조사를 하던 도중 인체에 해로운 물과 잡질이 섞인 소고기가 청도시장에 많이 팔리는것을 발견, 가장인 최원호가 소를 골라 잡아오면 아들과 안해가 청양시장에서 파는것으로 정육점을 시작하였다. 확실히 물과 잡질이 섞이지 않은 소고기는 소문을 타고 몇달만에 잘 팔리기 시작하여 지난 음력설 기간에는 하루에 8채가 팔린적도 있었다. 하여 새해부터는 아들 박진화를 리촌시장 매대를 책임지게 하였다. 리촌시장 조선족매장에서 가장 나어린 박진화( 21살)씨, 나이에 비해 칼질하는 솜씨가 능숙했고 손님들에 대한 태도가 깍듯하며 제법 싸구려도 부를줄 안다. 그러나 그동안 손을 칼에 얼마나 많이 베였는지 그는 상상도 못하고있었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모종원인으로 포기하고 일찍 제3산업에 종사하게 된 박진화씨를 통해 우리 현시대 조선족 청년들의 정신면모가 많이 바뀐것을 뜨겁게 감지할수가 있었다.

류팅상업시장의 조선족장사군들


류팅상업시장에서 가장 오랜 최기식, 윤분복 (길림성 룡정시 삼합진)부부도 2001년 3월부터 장사를 시작하게 되였다. 장춘베쭌의과대학에 입학한 딸애의 학비때문에 근심걱정을 앞세우면서 고향에서 겨우내 화투판만 벌이기보다 차라리 아들이 출근하는 청도에 가서 돈벌이종목을 찾아보자는 생각이 방향점이 되였다. 아들애가 집 잡은 곳이 류팅상업시장 근처라 그들 부부는 로천시장 구경을 나왔다가 둬달동안 먹으려고 고향에서 준비해왔던 도라지 너근과 고사리 서근, 명태와 낙지 몇마리를 놓고 팔기 시작하였다. 첫날에 7원을 벌었고 이튿날에는 10원을 수입했다. 또 여기에도 우리 조선족 물건들이 있구나 반가워 하면서 고추장같은 식품도 팔아달라는 권유에 도문간장이며 화룡 고사리며 대거 구입해서 장사를 본격 시작하였다. 이렇게 꼭 6년 세월, 현재 두 부부는 매달 평균 5~6천원씩 수입한다고 한다.


오래지 않으면 환갑을 바라보는 김옥진녀성은 교하시 라북진에서 왔는데 아들 장가 보내기 위하여 식품장사를 한다면서 요즘 봄이라 바깥로인이 달래를 직접 캐다 팔고있는데 당지인들도 잘 사간다고 했다.우리 민족의 특색을 잘 나타내주는것은 류팅 박씨두부방을 운영하고있는 박창수씨. 그는 길림성 왕청사람으로서 일찍 고향에서 국수가공을 하여왔다. 1년전에 류팅상업시장 부근에 두부방을 꾸렸다. 그는 자정인12시에 일어나 가스보일러로 뿜는 증기로 콩물을 끓여 두부를 만드는데 연변의 조선족 두부맛이 그대로라 린근의 조선족들은 물론 한국회사들까지 단체적으로 주문해 하루에 보통 20여판씩 만든다고 한다. 산동두부는 두껍고 누런데다 단단하며 그을음냄새까지 나는가 하면 동북에서 온 한족도 기술을 그의 어깨너머로 눈동냥해가지고 한국기계로 두부방을 꾸렸지만 조선족두부의 고소하고 나긋나긋한 맛을 내지 못하고있었다. 박창수씨는 잘 되여나가자 성양구 시장에도 매장을 얻어가지고 한족직원을 써가면서 영업하고있다.

대북구시장의 조선족장사군들


대북구시장은 오전장만 보는 곳이다. 따베이취시장에서 두부장사 한집, 식품장사 2집, 짠지장사 한집, 물고기장사 한집, 남새장사 한집이 있다. 그중 바다물고기장사하는 조선족은 청도 조선족 매장에서 유일하다. 그도 남이 안하는걸 해야 돈이 남죠 하고 이야기 한다. 교하시 신참진에서 온 옥종권씨는 3년전부터 오징어, 고등어, 칼치 등 10여가지 물고기를 팔기 시작하였는데 한국회사들에서 잘 주문해가서 재미를 본다고 했다. 화룡시 남평진에서 온 신산옥녀성(52세)은 자식들이 출근하고 남편이 한국에서 아르바이트하지만 하루속히 돈벌어서 고향에 돌아가야겠다고 하면서 식품장사를 하고있다. 왕청현에서 온 채윈식씨는 2년전까지만 해도 당지 채소농의 200여평방메터되는 밭을 세맡아서 비닐박막을 짓고 무우, 고추, 상추, 열무를 심어 일년내내 5모작을 하여 2만여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근데 파가이주에 드는 바람에 포기하고 지금 채소를 넘겨다 팔고만 있다고 하면서 농사군이 채소장사할줄밖에 모르니 계속 견지하고있다면서 그래도 직장에 다니기보다 벌이가 짭잘하다고 말한다.

편집/기자: [ 류일복 특파기자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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