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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더 하지도 말고 지금처럼만 하시라

[기타] | 발행시간: 2012.04.07일 08:45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기자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예인을 인터뷰한 건 지난 1994년 2월이었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1층 커피숍에서 '두근두근'대는 마음을 억누르며 당시 인기 절정의 여배우를 만났다. 1시간여가 어떻게 지나갔을까. 하도 질문을 못해서 인터뷰가 끝난 후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당시 '한국의 피비 케이츠'라 불리며 뭇 남성팬들 마음을 후벼팠던 신애라였다.

하지원 ⓒ스타뉴스

이후 여배우만 따져보니까 기자가 인터뷰한 연예인도 꽤 된다. 깜찍했던 고등학생 김희선, 머리 뒤에서 후광이 보였던 고현정, 해맑은 미소가 인상적이었던 전도연, '참으로 고운 사람이구나' 싶었던 유호정, 선머슴처럼 활달한 성격의 신은경, "작품 어땠냐"고 꼬치꼬치 캐묻던 김하늘, 멀리 제주도까지 가서 만난 엄정화, 인터뷰가 나간 후 부모님이 더 기뻐하셨던 송윤아, 생각보다 눈빛이 예뻤던 '킬빌'의 우마 서먼 등등.

이런 쟁쟁한 여배우들 중에서 기자의 뇌리에 가장 강하게 남은 이 중 한 명은 하지원이다. 그러니까 스타뉴스 창간을 앞두고 정신없었던 지난 2004년 8월 중순. 창간 1호로 나가는 인터뷰인 만큼 '임팩트'가 강한 여배우가 절실했는데, 그때 어렵게 섭외가 된 이가 바로 당시 '다모'와 '발리에서 생긴 일'로 인기가 하늘을 찔렀던 하지원이었다. 영화 '키다리 아저씨'를 찍고 있던 그녀를 남양주 영화촬영소로 찾아가 커피 마시고 얘기도 나누던 게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데 하지원은 독특한 배우였다. 촬영소내 카페를 가기 위해서는 심한 비탈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갑자기 뒤돌아서서 거꾸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기자님도 이렇게 해보세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처럼 앞뒤로 손뼉을 치면서. 어이~ 조~오~타." 기자도 결국 "어이~조~오~타"를 따라하며 20~30미터를 '힘들게' 올라가야 했다. 같이 간 사진기자도, 매니저와 코디네이터도 마찬가지 행동을 취했음은 물론이다.

하지원은 이런 말을 했다. 당시 25세 촉망받는 여배우로서 그가 꾸는 꿈이었다. "안성기 선생님처럼 살고 싶어요. 언제나 한결같은 그 분이 너무 멋있어요. 고두심 선생님, 그리고 외국배우로는 니콜 키드먼. 이런 배우가 돼야죠." 그리고는 '좀 쉬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말에 이런 말도 덧붙였다. "일 말고는 달리 할 게 없는데요, 뭘."

8년이 흘렀다. 그 사이 이 배우는 진짜로 일 말고는 달리 할 게 없었다. '형사 Duelist'에선 서늘한 여자 검객으로 나섰고, '황진이'에서는 역대 황진이 중 가장 요염한 황진이로 변신했다. '해운대'로는 하늘이 점지해준다는 1000만 배우가 됐고, '시크릿 가든'에서는 물불 안 가리는 길라임으로 맹활약했다. 방송중인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는 입 걸쭉한 북한 장교, 5월 개봉을 앞둔 '코리아'에서는 남한 탁구선수 현정화로 나온다.

그랬다. 누구는 CF만 찍다가 정작 출연영화는 다 말아먹었고, 또 누구는 결혼 혹은 이혼으로 대중 곁을 떠났다 다시 돌아오기를 시계추처럼 했다. 또 누구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연기만 하고, 누구는 그야말로 '퀸'이 돼 대중 앞에 서기조차 꺼린다. 그 사이 하지원은 복서 연기를 하다 다쳐서 실명위기에까지 몰렸고, 가야금 거문고 연습에 여배우 손에 물집이 덕지덕지 붙곤 했다.

하지원, 8년 전 당신 소원은 지금 완성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더 하지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하시라. 한결 같은 모습으로 늘 대중과 함께 하는 그런 배우가 되시라. 다시 8년 후, 16년 후 당신에게선 마침내 안성기, 고두심, 니콜 키드먼의 향기가 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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