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황소영 기자] SBS TV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에서 지석진과 함께 어리바리 축인 ‘지촉크로스’로 활약하던 이광수가 ‘新(신) 배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잠시 방심하면 상대방의 이름표를 거침없이 떼고 단지 우승만을 위해 힘차게 달려간다. 하지만 이 모습이 ‘밉상’ 이기는 커녕 오히려 빼놓을 수 없는 재미로 그의 존재감을 급부상시켰다.
이광수는 본래 순둥이 어리바리 캐릭터였다. 그랬던 그가 그간 당했던 것을 복수라도 하듯 180도 변신했다. 물론 아직 완벽이라고 하기엔 2% 부족한 모습이지만, 이런 부족한 모습이 오히려 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이광수가 ‘배신의 아이콘’이 된 계기는 빅뱅 VS 런닝맨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던 지난달 4일 방송분이다. 이날 빅뱅의 멤버 수에 맞추기 위해 런닝맨 멤버 2명이 한몸을 이뤄야 했다. 이에 이광수는 ‘호랑이’ 김종국과 한몸이 된 것.
이 때문에 이광수는 맘대로 혼자 걷지도 못하고 행동하지도 못했다. 김종국의 눈치를 연신 봐야만 했다. 이 상황이 불만이었던 이광수는 급기야 같은 팀인 김종국의 이름표를 제거했다. 김종국이 탈락하는 것이 자신의 자유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 지난 8일 방송됐던 ‘이상한 나라의 런닝맨’ 편에서는 램프의 요정 지니 줄리엔 강과 함께 ‘이광수의 난’을 일으켰다. 줄리엔 강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은 이광수는 해맑게 웃으며 다른 멤버들을 슬그머니 아웃시켰다. 가장 먼저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 개리,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지만 이미 때늦은 지석진, 그리고 지니에게 탈락시켜 달라고 소원을 빈 김종국까지. 이들은 이광수의 계략에 그대로 당했다.
하지만 줄리엔 강이 제한시간 1시간을 다 쓰고 미션 장소를 떠나자 이광수는 송지효에게 무릎 꿇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자신이 유리한 상황에서 송지효의 동맹 제의를 거절하다 불리한 상황이 돼 바로 고개를 숙인 것.
그리고 지난 15일 ‘형님 레이스’ 편에서 역시 이광수의 배신은 이어졌다. 그는 ‘런닝맨’ 최고령 도전자 이덕화를 상대로 배신을 감행했다. 방한복 획득을 위한 물고기 이름표 제거 미션. 이덕화의 짝꿍 하하는 “이광수를 조심해야 한다. 물 먹듯 배신을 한다”고 연신 경고했다. 하지만 이광수를 믿었던 이덕화는 그 말을 귀띔으로 들었다.
이덕화는 이광수의 이름표를 뗄 수 있는 순간이 있었지만,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며 살려줬다. 그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배신뿐이었다. 이광수는 이덕화가 방심한 사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의 이름표를 떼 버렸다. 이 같은 상황에 이덕화는 “광수 쟤 안 되겠구나!”라며 분노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착하고 어리바리하기만 했던 이광수. 그런 그가 변화하고 있다. 자유자재로 배신을 일삼는 ‘배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다음 방송에서는 또 어떤 배신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지 기대케 하고 있다. 힘없고 나약해 천대만 받던 ‘런닝맨’에서 이광수는 변두리 인물이 아닌 극의 중심인물로 급부상했다. 그에게 배신이란 거친 예능 세계에서 자신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 엄청난 능력을 가진 무기가 아닐까.
사진=SBS TV '런닝맨' 화면 캡처
황소영 기자 soyoung920@tvrepor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