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고 싶지만 어떤 해코지를 당할지 몰라 손 내밀기를 망설인 사례가 최근 중국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세계일보가 전했다. 지난달에는 폭우로 불어난 도로에서 오토바이가 넘어져 60대 노인이 익사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그를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오후 5시20분쯤. 중국 허난(河南) 성 정저우(鄭州)의 한 건널목을 건너던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다. 의식 잃은 남성의 팔다리는 힘없이 축 늘어졌고, 바닥에 세게 부딪힌 터라 그의 얼굴에서는 피가 났다.
길 건너던 시민들이 남성을 흘끗 봤지만, 누구도 도우려 나서지 않았다. 남성이 자해공갈단이거나, 자신에게 “당신 때문에 피가 났다”며 나중에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다.
돕고 싶은 마음과 꺼리는 마음이 교차한 시민들은 갑자기 휴대전화를 꺼내 남성의 사진을 찍었다. 손 내밀기 전, 이 남성이 홀로 쓰러졌으며, 자신은 아무런 해도 가하지 않았다는 일종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다.
사진을 충분히 찍었다고 생각했는지 시민들은 남성에게 “괜찮냐”고 물었고, 몇몇은 손수건을 꺼내 그의 피 묻은 얼굴을 닦아줬다. 다른 시민들은 곧바로 구조대에 남성이 쓰러졌다고 신고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남성은 자해공갈단도 아니고, 시민들의 보따리를 낚아채려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에 의해 병원에 실려 갔으며, 이후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남자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며 “그를 도우려 나선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들 좋지 않은 일에 휘말릴까봐 걱정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씁쓸하지만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소 주의할 필요는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시민들이 잘 대처한 것 같다”며 “당신도 길에 쓰러진 누군가를 본다면 즉시 지인에게 ‘난 아무 잘못도 없다’는 증거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