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했다. 다이어트 방법만 2만6000종이 나왔으나, 감량 전 체중으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을 겪지 않은 경우는 5%에 불과했다.
한국은 '날씬한 나라'에 속했지만 이제 중년 남성들을 중심으로 비만인구가 늘어가고 있다. 젊은 여성들의 내장지방형 '마른 비만'도 문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6일 '비만의 사회·경제적 위협과 기회' 보고서를 내고 "비만은 전염병보다 위험한 질병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급속히 확산돼 다양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는 2015년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23.4%가 비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비만인구가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비만인구 비율이 약 150% 증가했다. 중년 남성(40~60세)의 경우 과체중 이상 비율이 40%를 초과했다.
비만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한다.
과체중과 비만으로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는 세계적으로 연간 1700만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경우 2006년 비만인 사람들은 정상 체중보다 의료비를 42% 더 지불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성인 비만으로 발생한 직간접적 사회비용이 3조4000억원에 육박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게다가 비만은 경제적 불안정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비만 치료 등이 산업으로 부상했다. 미국·일본·영국 등 주요 7개국의 비만치료제 시장은 2008년 5억1370만달러에 육박했으며, 2018년에는 105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다이어트·건강보조식품 매출액도 2006년 540억달러에서 2013년 77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비만의 의학적 정의에 상관없이 본인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심리적 비만 현상이 강해 다이어트 관련 산업 매출은 2010년 3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 여성은 95%가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영국 런던대학 보건역학팀이 2006년 조사한 결과 한국 여성의 살 빼기 노력은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비만은 급증하지만 다이어트는 쉽지 않다.
세계적으로 다이어트 방법은 약 2만6000종이 제시됐지만 대부분 2년 안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요요현상을 겪지 않은 사람은 5%에 불과해 재발률도 높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승철 수석연구원은 "비만은 칼로리 섭취와 소비 불균형의 결과이지만, 그 원인은 복잡한 사회, 경제, 문화, 물리적 환경 변화가 장기적으로 누적된 것"이라며 "비만뿐 아니라 신체 및 정신 건강과 연관된 모든 부분을 통합적으로 연계한 장기해법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다슬 기자 amorfati@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