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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윤영옥] 후회없는 선택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12.09일 15:51
금년도 각일각 저물어가고있다. 생각해보니 교육사업에 참가한지도 어언간 2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어릴적에 소학교 담임이였던 리금선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잊을수 없는 사랑때문에 앞으로 나도 꼭 훌륭한 교원이 되려는 꿈을 열심히 키워갔다.

년로하신 어머님께서는 지금도 내가 소학교에 다녔을 때의 일을 자랑스레 되뇌이군 한다. 어느 한 학부모회의때 내가 랑독을 하였는데 학부모들이 “넌 장차 교원이 되면 좋겠구나!”하며 엄지손가락을 내밀면서 연신 칭찬하더란다. 그때부터 나는 장차 교원이 되려는 꿈을 안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늘 우등생으로 꼽혔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 집에 청천벽력이 떨어질줄이야.

갑자기 아버지께서 심장병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우리 집은 어머니와 우리 삼남매가 남게 되였다. 그때로부터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에 나는 부득이 속으로 눈물을 떨구며 애써 키워가던 대학꿈을 접어야만 했다. 밝고 쾌활하던 나는 그만 날개가 꺾인 한마리의 처량한 새로 변하였다. 하지만 거세찬 폭풍은 나로 하여금 더더욱 굳센 날개를 키우게 하였다.

나는 아픈 마음을 툭툭 털고일어나 직업을 찾기 위해 기술학교를 2년 열심히 다니고 졸업후 림업국에 출근하게 되였다. 출근하는 4년동안에도 교원이 되려는 꿈을 한시도 접은적이 없었다. 가정을 돌보면서 낮에는 출근하고 밤에는 밤을 패며 공부하여 끝내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장을 손에 받아쥐게 되였다. 나는 끝내 내가 그토록 갈망하던 교원의 꿈을 실현하게 되였다.

인민교원이란 이름표를 단 그날부터 나는 장장 25년이란 세월을 학교와 집사이에서 팽이처럼 바삐 돌아쳤다. 내가 너무너무 좋아서 선택을 했고 그래서 혼신을 쏟으면서 악착같이 살아온 하루하루였다. 매일 오고가는 출근길과 하루하루의 학교생활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하루하루 변해갔다. 어떤 날은 봄날처럼 따스한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무더운 여름처럼 뜨거운 날도 있었으며 어떤 날은 풍성한 가을처럼 뿌듯한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광풍이 휘몰아치는 차거운 날도 있었다. 어떤땐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도 아픔도 함께 동반했다.

교육사업에 참가하여 내가 맡은 학급은 전교에서도 이름이 짱한 “애꾸러기”들이 모인 학급이였다. 그 “애꾸러기”들은 숙제도 바로 하지 않을뿐더러 거짓말도 잘하고 쩍하면 다른 친구들을 괴롭혀 울리군 하였다. 하여 동학들은 그 애들과 함께 어울리기 싫어했다.

하지만 이런 “골치거리”애들이 나한테는 그토록 “귀여운 강아지”들이였다. 교육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젊은 교원으로서 나는 식을줄 모르는 열정으로 휴식시간에는 늘 그 애들과 함께 손잡고 뛰놀고 세수도 시켜주고 옷도 빨아주었다. 어떤 애들이 아침밥을 안먹고 등교하였을 때에는 빵이랑 간식도 사주면서 어머니다운 뜨거운 사랑을 몰부었다. “엄한 스승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고 때론 잘못을 저지른 애들을 본의 아니게 무섭게 으름장도 놓으면서 자존심을 여지없이 상하게 한적도 있었고 조그마한 진보가 보이면 인츰 포옹해주면서 믿음과 사랑, 용기를 주었다. 애들은 차츰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하였다. 먼지가 가득 묻은 손으로 나의 입에 사탕도 넣어주고 때론 엄마라고 부르며 따랐고 때론 업어달라고 응석도 부리였다.

바로 “애꾸러기”들과 친해지고 감정도 깊어질 무렵에 나는 도시학교로 전근하게 되였다. 떠나는 날, 그 애들과 학부모들은 나를 배웅하러 나왔다. 나는 나의 꿈을 이루게 한 고마운 제자들을 하나하나 사랑스럽게 품에 꼭 껴안아주었다. 차가 떠날 시간이 되였다고 운전수가 재촉하자 애들은 내 몸에 더더욱 매달려 놓아줄렴을 안했다. 그날 애들도, 학부모들도, 나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 슬프게 우는 애들을 뒤로 하고 떠나는 나의 마음도 터질듯 아팠다. 피끓는 청춘의 모든 정열을 애들에게 다 바쳐온 4년이다. 그동안 웃고울었던 일들도 얼마나 많았던가… 교원의 애타는 마음을 너무도 몰라준다며 그 애들을 나무람하기도 했던 내가 원망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때서야 나는 비로소 그 애들에게 좀 더 따뜻한 사랑을 부여하지 않은것이 얼마나 후회되였는지 모른다.

지난 4년동안 애들한테 다 해주지 못해 유감스런 일들은 내 머리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리정표마냥 새로운 사업터에서 힘들고 지치고 흔들리고 할 때마다 나를 채찍질해주고 수시로 바로잡아주면서 오늘날까지 성스러운 교육사업을 헌신적으로 일할수 있게 한다.

어쩌다 휴식일에 어머님댁에 놀러 가면 입버릇처럼 어머니께선 “요즘도 바쁜거여?”하고 묻는다. 그때면 나는 “할 일이 왜 이렇게 많은지 바빠 죽겠어요.”라는 말이 노래처럼 나온다. 그러면 어머님께선 “그래도 바쁠 때가 좋은거여…”라고 위안해주신다. 어머님의 그 소박한 한마디 말씀에 힘입어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같아도 환하게 웃으며 맞이할수 있는것은 나를 믿어주는 학부형들과 잘 따라주는 애들이 반겨주기때문이다.

한사람의 생애에 25년이란 시간이 몇번 있겠는가? 학생들의 인자한 어머니로, 맑은 거울로 되여주기 위해 정력을 몰부어왔다.

나 스스로 성스러운 교단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초심으로 교단을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맑고 깨끗한 동심속에서 나의 마음도 정화하며 인민교원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감으로 애들의 마음에도 나의 마음에도 이쁜 꽃을 활짝 피울것이다.

이제 며칠 지나면 또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게 된다. 신들메를 조이자. 후회없는 교원생활, 애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내 인생의 한해를 수놓아보자! ◇연길시건공소학교 윤영옥

편집/기자: [ 신정자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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