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3' 출시를 계기로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의 '두뇌'와 '심장' 역할을 하는 핵심 시스템반도체 시장까지 거머쥘 태세다.
D램, 낸드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에 의존했던 반도체 사업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 업계 1위 인텔 및 통신칩의 강자 퀄컴과 격차를 좁히는 성과를 올릴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일 새벽 영국에서 공개하는 갤럭시S3에 이 회사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통신칩을 각각 적용했다. AP는 연산처리를 담당하는 두뇌 역할을, 통신칩은 스마트폰이 안정적으로 통신망에 연결해 있도록 하는 심장 역할을 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4450만대를 팔아 역대 처음 30%가 넘는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갤럭시S3는 2·4분기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리는데 기여할 전망. 이 제품에 넣은 핵심 반도체들의 판매량 및 점유율도 덩달아 늘어날 태세다.
삼성전자는 최근 3~4년여 경험을 토대로 이 회사 저가 스마트폰에 AP를 적용하고, 협력사들에도 핵심 반도체를 공급하는데 본격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국 등 신흥시장에 내놓는 저가 스마트폰용으로 AP 공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S' '넥서스S' '갤럭시S2' '갤럭시S2 4G' '갤럭시S2 호핀' '갤럭시노트' 등 전략 스마트폰과 '갤럭시탭' 시리즈 태블릿PC에 자체 '엑시노트' 시리즈 AP를 적용했다. 최근 중국 메이주의 스마트폰과 국내 엔스퍼트의 태블릿PC용으로 AP를 공급하며 고객사 확보에 본격 나서고 있다.
SA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이 수량기준 5억770만개 규모로, 퀄컴이 1억7600만개, 삼성전자가 1억1100만개를 공급해 1~2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갤럭시S3와 저가 스마트폰용 AP 공급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퀄컴과 격차를 크게 줄일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드로이드 차지' '갤럭시탭10.1 LTE' '갤럭시넥서스'에 이어 갤럭시S3에도 자체 4G 통신칩을 적용키로 하면서 이 분야 최강자인 퀄컴의 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솔솔 나온다. 퀄컴은 최근 AP·통신기능 원칩 솔루션인 '스냅드래곤 S4' 제품의 생산성공률(수율) 문제로 통신칩 시장공급에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1·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은 7조9800억원으로, 이중 AP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가 39%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시스템반도체 매출에서 AP 비중은 50%를 넘어서고 있다. 갤럭시S3를 기점으로 한 AP 및 통신칩의 공급 확대는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거래관계를 고려해 AP 등을 공급하는 협력사의 상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최근 쿼드코어 AP 대량생산을 비롯해 외부고객사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