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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음문화칼럼9]우리말교육에 대한 단상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6.04.20일 09:56
[정음문화칼럼9]우리말교육에 대한 단상

◈ 최유학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있는 글로벌화와 국내에서 급격히 진행되고있는 도시화라는 거역할수 없는 두가지 거센 물결에 떠밀려 출국하거나 국내의 타지방, 타도시로 이주하여 창해일속의 존재가 돼버린 조선족들에게는 자녀에 대한 우리말교육을 선택할것이냐 아니면 포기할것이냐 라는 량자택일형 문제가 시한부 결정을 요하는 중대한 현실적문제로 급부상하고있다.

조선족 1-3세대까지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던 우리말교육이 현재 조선족 3-4세대에 이르러 자녀교육에 있어 꼭 풀고 넘어가야 할 실제적인 문제로 대두된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민족 언론의 우리말교육에 대한 관심이 또 한번 고조되고있는데 우리말교육에 대한 락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고있는것이 사실이다. 여러가지 희망적인 사항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조선족후대들에게 우리말교육을 시켜야 한다", "자녀들에게 우리말교육을 시키고싶다"라는 "여야 한다", "고싶다"라는 소박한 도리와 소원이 "우리말주말학교가 없어서 할수 없다 ", "주말학교 인원수가 제한되여 할수 없다", "현지 한어교육에 빨리 적응하게 하기 위해 할수 없다" 등의 "할수 없다"라는 현실의 장벽을 넘어서기 어려워보이는것 또한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다.

비록 각계각층에서 우리말교육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기는 하지만 자녀에 대한 우리말교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어려워지면서 자녀들에 대한 우리말교육의 상실은 갈수록 불보듯 뻔한 사실로 우리들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서고있다. 창해일속의 조선족들에게 있어 체감온도는 다소 다를수 있지만 현재 조선족의 정체성보존과 미래발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조선족의 우리말교육은 절박한 위기의 순간까지 왔다고 할수 있다.

현재 전체 중국조선족인구 183만명중 조선족 도시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5%에달하며 도시화률은 무려 80%에 이른다고 한다. 그중 약 70만명이 한국에서 살고있는데 한국내 거주 조선족들에게 있어서는 우리말교육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대신 한어교육이 마찬가지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 또한 전무하다. 따라서 한국에 거주하고있는 조선족들의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어떻게 할것인가? 구세주는 없다. 답안은 자명하다.

주변 생활환경에 의해 자의건 타의건간에 조선족 소학교와 중학교를 떠나게 된 조선족 어린이와 학생들이 조선족산재지역 또는 타지방, 타도시(집거지역에서는 극복가능할것임)에서 우리말교육을 받을수 있는 기회는 현실상 아주 희박하다. 일정한 규모로 우리말주말학교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학입시와 무관한(현재시점으로 보면)우리말교육이 가지는 환경상의 여러가지 애로점과 한계점을 슬기롭게 극복할수 있느냐없느냐 라는 가장 절박한 문제가 우리말교육이라는 토론의 장의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자리하고있다.

타지방 또는 타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김으로 인해 대학교입시와 직결된 조선족학교에자녀를 보낼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뿐만아니라 조선족의 전통거주지인 동북, 내몽골 등 지방에서도 전통적인 조선족학교 페교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 또는 조선족학교의 한계성에 대한 인식 등이 이러저러한 원인으로 어쩔수 없이 한족학교에 자녀를 보내게 되는 상황도 많이 발생하게 된다(고학력 부모일수록 자녀를 한족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집거지건 산재지역이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함). 설사 조선족학교에 보냈다 할지라도 우리말교육이 반드시 잘 이루어지고있다고 맹목적으로 락관할수도 없다. 전체 조선족인구의 45%를 차지하고있는 연변자치주와 같은 조선족집거지라면 모르겠지만 조선족산재지역의 많은 학교들에서 조선어문수업시간외의 수업용어와 일상용어는 거의 다 한어로 바뀐지가 벌써 오래다.

북경, 상해 등 조선족들이 대거 이주해 살고있는 곳에서도 자녀들의 우리말교육이 어려운 마당에 기타 도시에 이주해 살고있는 조선족들의 우리말교육이 직면한 곤경은 거의 극복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할수 있다. 그 원인을 분석해보면 여러가지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대학교입시와 무관한 우리말교육이 얼마만한 현실적인 수요와 호소력을 갖고있느냐 라는 문제와 직결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환경에 대한 타성이 존재하는데 조선족학부모건 그들의 자녀건 한어환경에서 우리말을 배우고 익히고 사용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러한 한계에서 학령기의 자녀들에게 우리말교육을 제대로 시킨다는것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수도 북경의 경우 우리말주말학교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있긴 하지만 북경시의 왕징 또는 하북성의 연교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있으며 왕징과 연교의 경우도 자금난, 교실난, 인력난, 수강인원수 제한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기 자녀를 우리말주말학교에 보내고싶어하지만 현실은 아주 극소수만이 주말학교에서 우리말교육을 받고있다. 우리말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우리말 수준이 어느정도로 향상되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주말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계속 다닐수 있는 더 높은 단계의 지속적인 우리말교육의 기관이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우리말교육이 끊이지 않고 이루어지겠는지는 미지수라고 할수 있다.

오늘날 사회와 시대는 우리 조선족 모두에게 후대 우리말교육이라는 풀기 어려운 숙제를 안겨주었다. 안고 보듬고 고민해야 할 숙제이다. 피할수 없는 숙명이다. 조선족 1-2세대, 3-4세대의 구성원 모두 함께 당면한 문제이다. 너나 할것없이 떨쳐일어나 도대체 문제가 무엇이며 그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것인지에 대한 대안들을 머리를 맞대고 하나하나씩 확인하고 모색하고 마련함으로써 지혜롭게 헤쳐나가야 할것이다.

[최유학 략력]

성명: 최유학(崔有学)

성별: 남

출생년월: 1973.2

소속: 중앙민족대학교 한국어학과

전공: 한국현대문학

경력:

중앙민족대학교 한국어학과(2007-현재)

중앙민족번역국 조선문번역실(1996-2006)

주요 론저:

저서《박태원의 문학과 번역》과 역서 《내 녀자의 열매(我的植物妻子

)》등 출간, 국내외학술지에 론문 다수 발표

편집/기자: [ 최승호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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