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여름철 돈 좀 아끼겠다고 남은 음식을 전기 레인지 등에 다시 데워먹다가 큰 희생을 치를 수 있다.
영국의 TV쇼인 ‘박사인 날 믿으세요(Trust me, I am a doctor)’의 마이클 모슬리 박사는 “특정 음식의 경우, 데워먹더라도 여전히 식중독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기름진 음식은 최소 82도 이상으로 데워야 안전하다. 그렇지 않으면 음식에 있는 균이 번식해 집락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 그는 “높은 온도에서 휘저어가며, 음식 전체를 고루 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지난주 유럽식약청(The Food Standards Agency and European Food Information Council)이 절대 데워 먹어선 안 되며 보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음식 5가지를 소개했다. 1위는 닭이었고 쌀, 감자, 버섯, 잎줄기채소가 그 뒤를 이었다. 위의 음식을 데워먹을 경우,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한다.
1. 닭
닭을 포함한 가금류 고기는 모두 어느 정도는 살모넬라균에 의해 오염돼 있어, 조심해서 조리해야 한다.
특히 전자레인지로 닭을 데울 경우, 열을 전달하는 전파가 음식의 모든 부위에 골고루 닿지 않아, 특정 부위가 먼저 익는다.
닭은 소·양·돼지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보다 단백질 밀도가 높기 때문에, 단백질이 각기 다른 속도로 분해되면 배탈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닭은 안까지 열이 전달되도록 돌려가며 데워야 한다.
2. 쌀
쌀은 데우는 것보다 먹고 남은 밥을 보관할 때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유럽식약청은 쌀이 들어간 음식은 절대로 두 번 이상 데우지 말라고 권고한다. 쌀은 식중독의 주(主) 원인균인 ‘바실루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 균의 숙주가 되는데, 이 균의 포자는 실온에서 가장 잘 번식한다. 따라서 쌀이 들어간 음식을 실온에 두면, 세균이 독소를 만들어 구토와 설사를 유발한다.
앞서 영국의 모슬리 박사도 “쌀에 있는 독소는 데운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쌀이 들어간 음식은 집에 도착하자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고 말한다.
3. 감자
쌀과 마찬가지로, 감자 또한 조리 후 적절하게 보관하지 않으면, 세균이 증식한다.
요리된 감자를 실온에서 보관하면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늄균이 증식한다.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은박지에 싸서 보관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쌀과 마찬가지로 감자를 데운다고 해서 클로스크리디움 보툴리늄균은 죽지 않는다. 따라서 감자는 냉장 보관해야 한다.
4. 버섯
버섯은 효소와 미생물에 의해 파괴되기 쉬운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적절한 방법으로 보관 후 데워먹지 않으면, 배탈이 난다.
유럽식약청은 “버섯을 냉장고에 보관한 지 24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적절한 조리온도인 70도에서 데워먹어도 대개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5. 시금치 등 잎줄기채소
시금치 등 잎줄기채소는 어디서 경작되었는지에 따라 질산염을 많이 함유할 수 있다.
유럽 식약청에 따르면, 질산염은 인체에 일체 해가 없지만 암을 유발하는 물질인 니트로사민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한다
니트로사민은 혈액의 산소운반능력을 저해한다.
특히 소아의 경우, 손발 끝에 피가 흐르지 않아 혈관이 수축하고 창백해지는 청색증(Baby Blue Syndrome)에 걸릴 수 있다.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