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최고 지도부의 일원인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홍콩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언론들이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방문'이라는 단어 대신 '시찰'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홍콩의 자치권이 약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박희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홍콩을 찾았습니다.
2012년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홍콩 방문 이후 첫 국가지도자급 방문입니다.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직접 공항에 나와 장 위원장을 영접했습니다.
[장더장 /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 : 홍콩 특구 행정장관과 특구 정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을 것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장 위원장의 홍콩 방문을 시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홍콩 언론들도 마찬가지의 표현을 썼습니다.
[홍콩 봉황TV 앵커 :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홍콩에 도착해 사흘간의 시찰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중국 언론이 국가 지도자가 홍콩을 찾을 때 '방문'이 아닌 '시찰'로 표현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시찰이라는 단어는 상급기관 인사가 하급기관을 찾아 점검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상호 동등한 자격으로서의 방문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홍콩 행정장관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할 때 좌석을 마주 보고 배치하던 관례를 깨고 시 주석이 상석에 앉아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홍콩의 위상을 낮추는 중국의 의도적인 행보가 이어지면서 홍콩의 자치권이 갈수록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박희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