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자존심 상하게 웃었다.

웹드라마이자 KBS2 새 시트콤인 '마음의 소리'가 7일 네이버 TV 캐스트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마음의 소리'는 총 8편으로 '마음의 소리', '층간소음', '인터넷 맨', '응답하라 2016 애봉이 찾기' 등 4개의 에피소드를 그려냈다.

사실 '마음의 소리'가 드라마화 된다고 했을 때는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원작 자체가 '병맛 개그'로 워낙 유명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이 마이너 유머 코드를 지상파 드라마에서 어떤 식으로 풀어낼 것인지 감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것이다. 원작자인 조석 작가나 극중 조석 역을 맡은 배우 이광수 역시 "드라마화하기 어려운 작품이라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을 정도. 그러나 막상 베일을 벗은 '마음의 소리'는 기대 이상이었다. 웹드라마라는 자율성에 힘입어 원작 에피소드를 충실하게 살려내는 한편, 시트콤 형식에 걸맞게 극적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해 색다른 작품을 완성했다. 원작 웹툰 고유의 병맛 코드를 B급 감성으로 풀어낸 것은 물론 적절한 카메오 활용으로 예상 밖의 웃음을 준 것이다.

시작부터 그랬다. 광고 건너뛰기를 두고 시청자를 농락하는 한편 '한국 콘텐츠 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하고 싶었다'는 문구로 웃음을 자아냈다.

'마음의 소리' 특유의 셀프 디스, 자학 개그도 빛을 발했다. 1회에서 조석이 네이버 웹툰 담당자를 찾아가는 신이 대표적인 예다. 웹툰 담당자는 조석에게 "여기 이런거 들고 들어오는데 아니에요. 그리고 웹툰에 뭐 사극을 들고 왔어요. 트렌드를 반영해야죠. 우리 웹툰 중에 유명한 '치즈인더트랩' 있잖아요. 같은 드라마라도 그런 걸 반영해서 '사도인더뒤주' 어떠세요"라며 디스한다. 그림을 본 또다른 담당자는 "그림이 괴발개발이네. 얼굴이 육각형이야"라며 비웃는다. '마음의 소리'가 아니라면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조석의 조석 디스를 드라마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된 것이다.

드라마는 시종일관 B급 감성을 펼쳐냈다. 여기에 카메오를 십분 활용한 패러디도 더해져 눈길을 끌었다. 층간소음편이 그 예다. 층간소음편에서는 김세정과 정준영이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부부로 깜짝 등장했다. 두 사람의 능청스러운 케미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기에 반가움을 더했다. 또 층간소음을 위해 조석 가족과 정준영이 노래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KBS2 '불후의 명곡'과 JTBC '히든싱어'를 패러디했는데 여기에는 프로그램의 실제 출연진인 신동엽 전현무, 그리고 '네버엔딩스토리'의 원곡자인 부활 김태원, 박정현이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MBC '지붕뚫고 하이킥'부터 시트콤 코믹 연기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 이광수는 아낌없이 망가졌고, 전소민은 너무나 예쁜 애봉이로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김동영 김미경 김병옥 등 연기 달인들이 함께하니 자연스러운 흐름이 완성됐다.

이에 힘입어 '마음의 소리'는 TV 캐스트 조회수 3만 건을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과연 작품은 원작을 뛰어넘는 웰메이드작으로 사라진 시트콤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음의 소리'는 12월 TV판으로 KBS2에서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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