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이 박주영(27, 아스날)의 와일드카드 선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23세 이하 선수 중에는 박주영급 최전방 자원이 없다. 그래서 올림픽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꼭 필요한 박주영을 선발해야 한다는 것.
홍명보 감독은 지난 달 31일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스페인과 평가전을 직접 관전하며 전방 공격수 후보인 지동원(선덜랜드)과 손흥민(함부르크) 등의 기량을 점검했지만 실망만 안고 돌아왔다.
또 다른 대안일 수 있는 김동섭(광주) 김현성(서울) 등 국내파 전방 공격수들이 팀 내서 벤치에 머물고 있는 시간이 길어 박주영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일단 홍명보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나 A대표팀과 같은 입장이다. 만나서 직접 해명을 듣는다면 합류시킨다는 것. 홍 감독은 박주영과 연락이 된다고 강조했다. A대표팀과는 상황이 다르다.
박주영은 최근 모교인 고려대 학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표팀 선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주영은 이 인터뷰에서 “군 입대와 관련해 더는 할 말이 없다. 선발 여부는 축구협회와 감독 모두에게 맡긴다”라고 말했다.
공적 자리에서 해명 기회를 준 후 A대표팀에 승선시키려 한 최강희 감독의 생각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라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선발되면 합류하고 안 뽑히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홍명보 감독이 연락이 된다는 것이다. 엔트리 확정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미리 교감했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현재의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누그러졌을 때 박주영이 합류한다면 올림픽 대표팀에서 논란도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굳이 박주영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A대표팀 주장까지 지냈던 선수가 병역 의무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 입으로 현역 복무를 완수하겠다는 의지 표명이 아니라 어떤 과정으로 병역 연기가 이뤄졌는지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언제 가겠다'가 아니라 '어떻게 해서 연기하게 됐다'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는다면 여러 가지로 검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홍명보 감독은 직접 이야기를 듣고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홍명보 감독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박주영을 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 문제에 대해 박주영의 직접적인 소명이 없다면 모든 비난은 홍 감독이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