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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4번… 스마트폰 코 박은 스몸비에 받혔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03.20일 08:42
[공공의 적 '스몸비' 1300만명] [1] 한국에만 있는 '어깨빵' 현상

- 스마트폰 보다…

지하철 문 닫히기 직전 내리려다 어깨로 승객 대여섯명 치기도

좁고 위험한 등산로에서도 충돌… 대부분 "미안하다"고 말 안해


미국의 한 방송사 아시아 특파원으로 한국 생활 10년 차인 헬레나(가명·39)씨는 "코리안 범프는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 현상"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어깨빵이란 용어가 일상화된 곳은 없다"고 했다. 헬레나씨는 "한국 지하철역 같은 복잡한 곳에 가면 내가 '범퍼(bumper)'라도 될까봐 긴장하게 된다"며 "일본에선 옷깃만 스쳐도 '스미마셍(미안합니다)'이라고 하고, 미국은 사람이 마주오면 '실례합니다(excuse me)'라고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기다리는 동안에도 -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역 지하철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휴대전화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도중에도 손에서 떼지 않는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고운호 기자

한국 관광정보사이트인 서울리스틱(Seoulistic) 홈페이지에는 "한국인은 길거리에서 세게 부딪치고도 사과 한 번 없다"며 "한국인들 사이에서 어깨로 치고 그냥 지나가는 것은 일상화된 것이냐"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구글에서 '코리안범프(Korean bump)'를 키워드로 치면 피해를 봤다는 글도 여러 건 나온다.

본지 기자가 지난 8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하루 유동인구 100만명이 넘는 강남대로(서울 지하철 강남역~신논현역 사이 약 1㎞ 구간)를 왕복해서 걸어봤더니, 스마트폰을 보며 마주 오던 사람과 34차례 부딪혔다. 이 중 "미안하다"고 한 사람은 5명뿐이었고, 나머지는 그냥 힐끗 쳐다보고 지나쳤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어깨빵 현상은 스마트폰에 빠진 한국인들이 '공적(公的) 공간'을 '사적 공간'처럼 남용해서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중독자들이 인도(人道)처럼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공간을 마치 자신의 안방인 것처럼 쓰면서 폐를 끼친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고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은 후진적인 문화"라고 했다.

본지와 한국소비자원의 공동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1000명 가운데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과 하루 평균 한 번 부딪혔다는 사람이 257명(25.7%)에 달했다. 2회 충돌은 68명(6.8%), 3번은 13명(1.3%), 4번 이상은 23명(2.3%)이었다. '어깨빵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장소'로는 '일반 보도'가 40.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지하철(30.7%), 횡단보도(15.5%), 건물 내 복도(11.4%) 등의 순이었다.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어깨빵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6일 오전 8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승객들 사이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출근 시간 만원인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끼고 드라마를 보던 한 40대 남성이 출입문이 닫히기 직전에 급히 내리면서 어깨로 승객 대여섯명을 쳤기 때문이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최모(35)씨는 "하루에 열차 안에서 어깨빵을 서너 번은 당하는데 '억' 소리가 날 만큼 아플 때가 많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들고 산에 오르는 등산객이 많아지면서 '산행 중 어깨빵'에 대한 우려도 늘었다. 좁고 위험한 등산로에서 스마트폰에 빠진 등산객에게 부딪혀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어깨빵에 대처하는 법'이 나돌고 있다. '부딪혀도 아프지 않게 가방끈을 어깨 쪽으로 메고 걷는다' '출퇴근길엔 어깨에 두꺼운 쿠션이 든 옷을 입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차라리 일부러 넘어져서라도 꼭 사과를 받아내라' 같은 내용이다.

어깨빵으로 시비가 붙어 경찰서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경찰은 "어깨빵 행위 자체를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어깨를 부딪친 것은 고의가 아닌 단순한 과실인 경우가 많아 형사처벌이 어렵다"며 "고의로 어깨를 친 것이 입증돼야만 폭행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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