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아닌 척 가져갈 수 있어 세계 어디서든 꺼내 마셔
'팩소주 5개 이상 반입 금지' 뉴질랜드 공항엔 경고문도팩소주는 한국 사회의 술 문화를 대변한다. 언제 어디서나 술을 마실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처럼, 팩소주는 세계 어디서든 마음껏 소주를 마실 수 있게 한다. 인터넷에서 '해외여행 필수품'으로 일반 '병' 소주가 아닌 '팩'소주가 포함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소주가 수출되는 국가는 50여 개국에 이른다. 하지만 해외에서 소주를 사 마시기엔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해외 판매 소주의 평균 가격은 우리 돈으로 9000원 정도로 한국보다 9배 정도 비싸다"고 말했다.
게다가 알코올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해외에서는 소주 반입 자체가 안 될 수 있다. 병 소주는 외양만 봐도 술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팩소주는 공식적으로 수출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식적으로 밖으로 나가는 팩소주는 없지만 해외에 나가는 한국인들의 짐에서 언제나 쉽게 팩소주를 발견할 수 있는, 해외에서도 1000원이면 쉽게 취할 수 있게 해주는 '팩소주의 불편한 진실'인 셈이다. 단지 최근에는 이러한 '꼼수'가 점차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뉴질랜드 공항에는 "여행객 1인당 주류 반입량은 소주 1125mL(팩소주 5개)로 제한되며, 초과할 경우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붉게 표시돼 있다. 팩소주가 명시될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이 팩소주를 몰래 반입하다 적발됐다는 뜻이다.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