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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선족 할머니의 소망(김경희)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09.07일 09:45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지요”


어린이집에서 끝나기 바쁘게 손주가 저한테 달려와서 하는 얘기가 오늘 애들 앞에서 우리 말로 노래를 불렀다네요. 우리말로 노래를 했다니 참 너무 뿌듯하고 대견스럽더군요.


저의 외손자는 중국 북경에서 태어나 현재 6살까지 쭈욱 북경에서 살았습니다. 중국 유치원을 다니고 이웃들 친구들 다 중국어를 하는 환경임에도 우리말도 잘하고 영어도 이제는 좀씩 한답니다. 중국어, 한국어, 영어 세 가지 언어를 잘한다고 어린이집에서도 주목받기도 한답니다.


저의 외손자의 성장과 언어발달과정을 제 눈으로 직접 보면서 다국어 능력배양에 관하여 선 뜻이 찬성표를 낼 수 있을 만큼 우리말교육을 견지한 것에 대해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가 금방 태어났을 때는 여러 가지 언어를 동시에 하면 언어발달에 지장된다는 말도 들은 적 있고 주위의 조선족 가정에서 애들이 중국학교에 가기 시작하면 중국말만 하고 또 중국말을 잘해야 지역사회에서 짝지지 않는다며 아예 우리말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제가 중국북경애심여성네트워크의 대표일원으로 한국에서 열린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포럼에 참석하게 된 것이 아마 우리말을 견지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되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워크숍 중 젤로 인상 깊었던 주제는 '차세대에 우리말 우리글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이었습니다.


워크숍에 참가한 세계 50여 개 나라에서 오신 대표분들이 여러 가지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많은 계발을 받았습니다. 그중 토이기에서 오신 어머니 한 분의 실천경험은 우리한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실례였습니다. 토이기에서 거주한 지 30여 년이 되는 이분은 아들 둘을 가지신 어머니이신데 큰아들은 24살 둘째 아들은 18살이랍니다. 조선족 거주민들이 적고 우리말 언어환경도 결핍한 토이기에서 이러한 교육 성과를 가져올 수 있게 된 데는 세 가지 비결이 있답니다.


첫째로, 태어나서부터 집에서 무조건 우리말로 대화합니다. 둘째로,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서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말 학원에서 한글 깨치기와 독서하기를 합니다. 셋째로, 방학이 되면 한국에 여행을 보내여 각종 캠프와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우리 말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이 세 가지 보기에는 간단하지만 견지가 필요한 방법들을 실천에 옮겨 진행한 결과 과연 효과를 보고 있어 우리 손주는 이미 우리 말로 자유롭게 의사 표달을 할 수 있고 올해부터는 우리 글을 깨치고 있어 간단한 단어들은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한 민족의 발전과 성장에서 역사적으로 보아도 제일로 기초적인 것이 자기 민족의 언언어와 글이 살아있어야 지식, 문화, 전통 등을 보존하고 이어갈 수 있습니다. 조선민족으로 태어나 우리말을 대대손손 전해가야 하는 것이 또한 우리 사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 말, 우리 글을 대대손손 보존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글로벌시대에 우리의 차세대들은 조선족들이 집거하는 고향을 떠나 북경, 상해와 같은 대도시나 심지어는 외국에 나가 살고 있다 보니 이들의 자녀들은 당지 교육환경과 언어환경에 적응하다 보니 우리말을 할 기회가 적게 됩니다. 또한 보다 자유적인 통혼으로 말미암아 다른 민족 또는 외국인들과의 국제결혼도 요즘은 뉴스가 아닙니다. 한 가족에서 두 가지 언어를 쓰는 것이 시끄러워 그냥 우리 말을 포기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차세대가 조선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알고 우리 말 우리 글을 보존하려면 부모들의 노력과 의지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쉽게 뽑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한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 자기 뿌리를 아는 이들은 작게는 가족의 문화도 잘 만들어 갈 수 있고, 또 중한 FTA도 체결된 오늘 우리말의 우세를 활용하여 국제무대에서 더 큰 사업을 벌릴 수도 있으며 크게는 우리 민족의 발전과 역사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일이면 손주가 방학이 되어 제가 연변으로 데리고 와 방학간 우리말을 더 익숙히 익히도록 여름방학 캠프활동에도 참가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 말과 우리 글로 교류를 할 수 있고 자기 뿌리를 잊지 않는 것이 이 할머니의 소박한 소망입니다.


손주가 나중에 미래 사회 리더가 되어 우리 민족에 기여할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쭈욱 우리 말 익히기를 꼭 견지해 나가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김경희

프로필 1969년 초중 졸업. 돈화 시골 경산도 마을에서 집체호 생활을 4년 경력. 그 후 공무원으로 정녕 퇴직한 후. 취미는 글쓰기와 화술.


말하면 60을 넘어 인생의 후반생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취미생활로 글쓰기에 흥취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우리 글 우리 말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한 민족의 언어와 글이 살아있어야 그 민족의 전통, 문화 등이 보존되고 발전해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급격히 변화되는 시대에 우리 말 우리 글을 대대손손 전해가야 하는 것이 정말로 쉽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 글 우리 말 살리는 한 몫이 되기 위해 우선 나 가족부터 실천해가는 경험담으로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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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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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선생님의 노력에 훈장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날들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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