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하나 차이로 로또 2등에 당첨된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2등이라도 된 것이 어디냐`며 만족하는 사람과 `번호 한 개 때문에 당첨금이 얼마나 줄어든 거야`라며 욕심을 버리지 못한 사람.
직장인 강준범(32.가명)씨는 후자다. 로또 2등에 당첨된지 3개월이 넘었지만 아직도 추첨 당시 생각이 나면 답답하고 짜증이 울컥 솟는다. 놓쳤던 번호 `42`와 관련된 것만 봐도 화가 난다.
대학원생인 박은규(28.가명)씨도 후자다. 대학교 4년과 대학원 2년간 학자금 대출로 들어간 돈과 생활비 등 빚만 5000만원이 넘는다. 1등에 당첨됐다면 빚도 청산하고 지긋지긋한 카드 돌려막기를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돼 매주 로또 1등에 재도전 중이다.
로또 1등을 아쉽게 놓친 로또 2등 당첨자 중 일부가 이른바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멘붕`은 멘탈(정신)과 붕괴의 합성어로 정신건강이 훼손됐다는 말이다. 인터넷 용어로 시작했지만 지식인들까지 사용하는 단어가 됐다.
사실 통계만 봐도 억울할 만 하다. 1등 당첨평균 금액은 21억원이 넘는데 2등 평균 당첨금액은 6100만원 수준이다. 30배 가량 차이나는 셈이다.
6일 나눔로또 측에 따르면 500회까지 진행된 로또 추첨 결과 2등 당첨자는 총 1만6511명이 나왔다. 한 회당 평균 당첨자는 33명이며 당첨금액은 6100만원.
같은 기간 1등 당첨자는 2813명 나왔고 회당 평균 5.7명이 1등에 당첨됐으며 당첨금액은 21억원을 받아 갔다.
그렇다면 로또 2등은 어떻게 결정될까.
2등은 1등 당첨번호 6개중 5개가 일치하고 나머지 1개가 보너스 번호랑 일치해야 한다.
2등 당첨확률은 135만7510분의 1로 1등 당첨확률인 814만5060분의 1보다 확률이 정확히 6배가 높다. 실제 1, 2등 평균 당첨자 수를 비교해 보면 5.7명과 33명으로 거의 6배가 나온다.
2등 총 당첨금은 총당첨금(로또판매액의 50%) 중 4등과 5등 금액을 제외한 금액의 12.5%로 결국 4등과 5등이 많이 나오면 1, 2, 3등 총당첨금은 일부 줄어 들며 2등 당첨자수가 많이 나오면 1인당 당첨금도 줄어드는 구조다.
판매금액 이월이 2회로 제한되고 게임비가 2000원에서 1000원으로 줄어들어 앞으론 다시 보기 힘들겠지만 2등 당첨자도 대박이 터진적이 있다.
최고 2등 당첨금은 지난 7회와 8회가 연속 이월 되면서 9회에서 나왔다. 총판매금액이 736억원으로 증가해 9회 당첨번호 `2, 4, 16, 17, 36, 39, 14(보너스)`를 맞춘 2등 4명은 각각 7억6000만원을 받았다.
500회까지 2등 당첨금 기준으로 2억9000만원이 넘는 당첨금을 지급받은 사람은 총 44명이다.
최저 당첨금은 66명이 한꺼번에 2등에 당첨되면서 2500만원을 받은 지난 195회였다.
가장 많은 2등 당첨자를 배출한 때는 236명(당첨금 4000만원)이 당첨된 10회차 로또였고 적은 당첨자는 1명이 당첨된 1회와 4회였다. 1명씩 당첨된 이들은 각각 1억4000만원, 2억1000만원을 받았다.
구간별로는 평균 4000~6000만원 사이 당첨자가 9290명으로 전체 2등 당첨자의 56%를 차지했다. 3000만원 이하도 447명에 달했다.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