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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팬 편지 “그만 놓아줄게”…소속사·변호인도 손뗐다

[기타] | 발행시간: 2019.04.30일 11:27

박유천 팬 편지 “그만 놓아줄게”…소속사·변호인도 손뗐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한 가운데 그를 신뢰헀던 이들도 박유천을 떠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등에 따르면 박유천은 29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박유천은 경찰 조사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면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황하나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마약을 하게 됐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박유천은 지난달 13일 황하나 씨와 함께 필로폰을 한 차례 투약하고, 자신이 혼자 추가로 한 번 더 투약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앞서 박유천이 필로폰을 세 차례에 걸쳐 1.5g을 구매하고, 황하나 씨와 함께 다섯 차례 투약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박유천의 추가 자백으로 필로폰 투약 횟수는 6번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박유천의 진술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


지난 26일 전 약혼자(2017년 결혼을 약속했으나, 지난해 5월 공식적으로 결별) 황하나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박유천은 그동안 꾸준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왔다. 특히 본격적인 경찰 조사에 앞서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까지 했다.

당시 박유천은 기자회견에서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보도를 통해서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 했다고 하는 내용을 보면서 그게 나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나 무서웠다.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니라고 발버둥 쳐도 분명히 나는 그렇게 돼버릴 수밖에 없을 거라는 공포가 찾아왔다”면서도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내가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황하나에게 마약을 권유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나는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든 적이 많았다. 황하나 또한 우울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는 ‘그 약’과는 관련이 없다. 내 앞에서 마약의 전과가 있다거나 불법적인 약을 복용 중이라는 이야길 한 적 없다. 그저 헤어진 후 우울증 증세가 심각해졌다고 했고 나를 원망하는 말들을 계속해왔을 뿐이다. 나도 기사로 접하고 많이 놀랐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마약을 한 적도 없고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혐의가 인정된다면 이것은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서 내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가 진행될수록 박유천 주장과 다른 수사 내용이 발표됐다. 경찰은 박유천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날짜와 관련한 황하나 씨 진술과 통신 수사 등을 통해 드러난 박유천의 당시 동선이 대부분 일치하고 두 사람이 결별했음에도 올해 초까지 서로의 자택에 드나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또한, 경찰은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박유천이 수십만 원을 입금하는 과정과 입금 20∼30분 뒤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찾았다.

그런데도 박유천은 세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황하나의 부탁으로 누군가에게 돈을 입금했을 뿐 마약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때가지만 해도 전 소속사와 팬들은 그를 믿었다. 하지만 그 신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약칭 국과수)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무너졌다. 국과수 검사 결과, 박유천의 체모(다리털)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이에 전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박유천과의 오랜 인연을 정리했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는 박유천의 결백 주장을 믿고 수사 상황을 지켜보던 중 어제 국과수 검사 결과가 양성 반응으로 나왔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우리 소속 아티스트인 박유천의 진술을 믿고 조사 결과를 기다렸지만 이와 같은 결과를 접한 지금 참담한 심경이다. 당사는 더 이상 박유천과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전속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유천은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대로 연예계를 은퇴할 것이며 향후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재판부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 당사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과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런 소속사의 입장에도 일부 팬들은 여전히 박유천을 지지했다. 일본 팬들까지 나서 박유천을 응원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의 믿음도 오래가지 않았다. 구속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박유천이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면서 팬들도 그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팬들은 “이제 각자의 인생을 걸어가야 하는 시간이기에, 그만 손을 놓아 주려고 한다. 스스로의 가슴에 안고 있는 모든 짐을, 스스로가 내려놓을 수 있을 때까지 수없이 되뇌고 고민해 보길 바란다”며 “지금 서 있는 그곳이 인생의 벼랑 끝이 아니란 그 사실만은 기억하길. 그대의 남은 여정을 응원할 순 없지만, 그대가 마지막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은 바라봐 주겟다. 앞으로는 인간 박유천으로서 후회 없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속사와 팬들뿐만 아니라 박유천 변호인도 그와 관련된 일에서 손을 뗀다. 박유천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인 권창범 변호사는 30일 동아닷컴에 “금일부터 박유천 관련 업무를 전부 종료한다”며 “어제(29일)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박유천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있고, 솔직하게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박유천의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 주중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 다음은 24일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입니다. 당사는 박유천의 결백 주장을 믿고 수사 상황을 지켜보던 중 어제 국과수 검사 결과가 양성 반응으로 나왔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소속 아티스트인 박유천의 진술을 믿고 조사 결과를 기다렸지만 이와 같은 결과를 접한 지금 참담한 심경입니다. 당사는 더 이상은 박유천과 신뢰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전속 계약 해지를 결정하였습니다.

박유천은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대로 연예계를 은퇴할 것이며 향후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재판부의 결정에 따를 것입니다. 당사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과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 다음은 30일 박유천 법률대리인 공식입장 전문

박유천씨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인 권창범 변호사입니다. 금일부터 박유천씨 관련 업무를 전부 종료함을 알려드립니다. 어제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박유천씨는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모두 인정하고 있고, 솔직하게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찰 수사 및 영장실질심사 준비로 인하여 기자 여러분 연락에 일일이 응대하지 못한점 양해바랍니다.

● 다음은 30일 박유천 갤러리 마지막 편지 전문

마지막 편지

"하늘을 봐요. 기도할게요." 그의 기자회견장에서 외친 한 팬의 간절함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에게 이런 고독한 상처를 남겨 주는군요. 언제부터였을까요. 그를 추억할 때마다 가슴 한편이 아파지는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그의 인생을 마냥 응원할 수 없게 된 게...

스타와 팬은 물과 기름 같아서 한대 섞일 수 없다는 말을, 왜 이제야 실감하게 되는 건지. 그 멀고도 먼 길을 돌아 종착역에 와서야 수많은 가시밭길의 여정이 눈에 아른거리는 건지.

우리는 알지 못했어요. 그를 영원히 지지할 수 있다고 믿어 왔으니까요. '나 자신을 내려놓기가 두려웠다'라고 한 그의 말을 지금은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를 내려놓기가 두려웠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각자의 인생을 걸어가야 하는 시간이기에, 그만 손을 놓아 주려 해요. 스스로의 가슴에 안고 있는 모든 짐을, 스스로가 내려놓을 수 있을 때까지 수없이 되뇌고 고민해 보셨으면 해요.

지금 서 있는 그곳이 인생의 벼랑 끝이 아니란 그 사실만은 기억하세요. 그대의 남은 여정을 응원할 순 없지만, 그대가 마지막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은 바라봐 줄 테니... 앞으론 인간 박유천으로서 후회 없는 삶을 살길 바라요.

2019. 4. 30. 박유천 갤러리 일동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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