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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06.13일 10:39



김보은 (화천현성화향중심소학교 6학년)

  (흑룡강신문=하얼빈)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다. 봄은 일년의 첫시작이다. 봄이 오면 새싹들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앙상한 나무가지엔 뾰족뾰족 움이 트고 들판은 파란 옷을 갈아입어 한결 생기로 차넘친다. 봄비도 부슬부슬 내린다. 슬픈 내 마음을 담고서. 목 마른 만물이 안타까이 봄비를 기다리듯이 나도 손꼽아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다.

  우리 집은 원래 꿀이 뚝뚝 떨어지는 행복한 가정이였다. 해도 있고 달도 있는 푸른 하늘 집처럼. 유족한 생활은 아니지만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곁에 계시기에. 정말 친구들이 시샘이 나 할 정도로. 근데 엄마가 한국수속을 하면서부터 금실 좋은 엄마, 아빠는 다툼이 잦아지고 목소리도 높아지면서 서로를 보는 눈길마저도 달라졌다. 집안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썰렁했다. 한차례의 전쟁이 끝나면 서운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빠는 애꿎은 담배만 태우고 땅이 꺼지도록 한숨만 쉬면서 매일 술에 젖어있는다. 그리고 항상 밝던 엄마의 얼굴에도 먹장구름이 꽉 덮여있다. 그러던 어느날 하학하고 기분좋게 집으로 갔는데 아빠가 보이지 않았다. 급해난 나는 부리나케 방으로 달려가 보니 아빠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고 옷장안은 텅 비여있었다. 갑자기 나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가 리혼서류만 책상우에 놓여져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였다. 나의 등뒤에서 엄마가 랭정하게 말씀하셨다. “이젠 아빠를 찾지도 말고 그리워하지도 말어. 지금 이 세상에서 믿을건 엄마뿐이야. 알았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듣고 싶지 않은 현실이였다.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야.) 자기 밖에 모르는 엄마가 얄미웠다. (아빠는 나를 자신의 전부로, 자신의 눈동자처럼 아끼고 사랑하는데…) (말도 없이 무정하게 나를 두고 떠날 수 없어. 그럴 아빠가 아닌데. 아닐거야.) 분한 김에 나는 서류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순간 나의 마음도 콩가루가 되여 찢기듯이 아파났다. (어차피 헤여질걸 왜 만났냐구? 어차피 헤여질걸 왜 싸움으로 끝나냐구요?)

  우리 집은 깨진 거울처럼 산산쪼각이 났다. (아마도 돈때문일거야. 돈이 뭐길래 사랑하는 내 아빠를 빼앗아 가느냐 말아야.) 아무리 울어도 허사였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아빠의 빈자리가 더 커져 허전하기만 하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려 목 마른 대지를 적셔주듯이 내 마음속에도 봄비가 내렸으면. 봄비가 내리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지도교원: 임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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