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보리스 존슨(55) 영국 총리가 증세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오후에 컨디션이 악화하면서 의료팀의 조언에 따라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실은 전날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 입원한 존슨 총리의 병세가 악화돼 저녁 7시쯤 집중 치료병상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총리는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에게 필요한 직무를 대행하도록 요청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 현지언론은 존슨 총리가 의식이 있으며, 산소호흡기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예방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렸으며, 이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열이 계속되는 등 열흘가량 증상이 완화되지 않자 결국 일요일인 지난 5일 밤 저녁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 입원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에만 해도 트위터를 통해 "기분이 괜찮으며(good spirits), 바이러스와 싸우고 모두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나의 팀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상태가 괜찮은 듯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만에 존슨 총리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당분간 정상적인 국정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연구소(Institute for Government)에 따르면 영국은 총리가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개입할 수 있는 부총리나 임시 총리의 헌법적 역할에 관한 공식적인 규정이 없다고 BBC는 전했다. 다만 총리는 자신이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권한을 대행할 인사인 일종의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를 정해둔다.

　　앞서 영국 내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존슨 총리는 사실상의 부총리인 라브 외무장관에게 이 역할을 맡겼다.

　　만약 재임 중인 총리가 사망하고 현재 보수당처럼 다수당 정부가 들어서 있는 경우 내각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즉시 후임을 추천할 수도 있다.

　　영국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핵심인사들마저 잇따라 감염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보리스 존슨 총리는 여전히 미열 증세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해 온 맷 핸콕 보건장관과 네이딘 도리스 보건차관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잉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의심 증세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처럼 전례 없는 비상사태에 돌입하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이례적인 특별 대국민연설을 통해 단결과 극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격리와 봉쇄 등 조치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과 떨어져 지내는 고통이 2차 세계대전 때를 연상시킨다"며 "우리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 하는 일이 옳다는 것을 가슴 속 깊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