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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국수 조선에서 ‘삼현’을 거쳐 미국시장까지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0.07.15일 17:25
―연길 삼현물산 현룡운 사장과 함께 옥수수국수 맛의 세계에 빠져보다

조선족의 특색음식으로 옥수수국수가 있다. 평소에는 그닥 눈에 띄지 않지만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갑자기 먹고 싶어질 때가 많다.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에 그 대용으로 배급되였던 옥수수국수, 요즘은 다이어트음식, 건강음식, 조선족 특색 인터넷인기(网红)음식으로 되였는바 옥수수국수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한테는 무척이나 그리운 고향의 맛, 그 맛이 그리워 인터넷 쇼핑몰 경동에서 ‘옥수수국수’라고 검색했더니 경동 쇼핑몰에서 직영(自营)으로 판매되고 있는 삼현(三玄) 옥수수국수는 예전에 고향에서 먹었던 그 브랜드였다.

일전, 필자는 놀라움과 반가움을 감출 길 없어 기업을 찾아 보았다.



현룡운, 공직 버리고 옥수수국수공장 설립

1999년, 연변과학기술협회 국제부 부장을 맡았던 화룡 출신의 현룡운(玄龙云, 1955년생) 사장은 공직을 버리고 연길에 옥수수국수를 전문 생산하는 삼현물산가공유한회사를 세웠다.

당시 동업종 공장들이 수두룩했던터라 ‘하찮은 옥수수국수 장사로 어떻게 돈을 벌겠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는 현룡운 사장, 그의 창업 계기는 1995년에 그가 국제학술회 참가차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행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로부터 비롯됐다.



연길 삼현물산가공유한회사의 현룡운 사장이 외국 출장길에서

당시 동행했던 한 지인이 일본에 있는 딸이 임신중 먹고 싶다고 해서 연변에서 옥수수국수를 한캐리어 가득 지니고 비행기에 올랐다. 사위는 일부러 국수를 받으러 동경에서 한국까지 왔는데 그런 사위 앞에서 가방을 여는 순간 그들을 경악케 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수가 젖은 상태에 있다보니 그 사이에 전부 곰팡이가 피였던 것이다. 대표단 일행이 안스러운 나머지 서울을 참빗질하고 뒤졌지만 헛물만 켜고 말았다.

귀국후, 현룡운은 자치주 경제위원회 식품처 허춘수 고급공정사를 찾아갔다. 자세한 시장조사를 통해 그때까지 연변지역에서 옥수수국수는 흔하게 생산되고 있지만 수출에 편리한 표준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국수공장이 아직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였다.

4년간의 창업준비를 마친 후 그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공직마저 내던지고 옥수수국수공장 운영에 전념했다.



설립 초기의 연길 삼현물산가공유한회사 건물

미국 식약청 허가(FDA) 받고 미국 수출에 성공!

현룡운 사장은 창업 초기에는 연변에서 유명했던 청수(清水)랭면공장에 위탁가공을 했지만 얼마후 채무상황으로 청수랭면공장에서 생산이 어려워지자 이 공장의 기술자들을 초빙해 옥수수국수 등 제품을 직접 생산하게 되였다.

현룡운 사장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누구도 엄두내지 못할 큰 일을 해냈다.



협력협의 체결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00년 5월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식약청의 허가(FDA)를 받고 옥수수국수 두 컨테이너를 미국에 수출했던 것이다. 연변 지역에서나 팔릴 줄 알았던 옥수수국수가 미국 시장에 수출되는 첫 력사적 순간을 맞이했다.

주변시장부터 야금야금 포위 공략하던 다른 공장과는 달리 제일 좋은 제품을 만들어 가장 어려운 시장부터 공략한다는 것이 현룡운 사장의 운영 방침이였다. 괜한 오기를 부린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중앙방송텔레비죤대학 1기, 북경리공대학 대학원 연수생 등 학력을 가진 현룡운 사장은 오기에 발동이 걸렸고 결국엔 해낸 것이다.

삼현물산은 미국시장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고삐를 당겨 또 1년도 안되는 사이에 일본, 영국 등 나라의 시장 진출에까지 성공했다.



연변라지오방송국 서태문 아나운서와 함께

 

붇지 않고 쫄깃한 국수, 첨가제 없이도 가능

“국수가 붇는다! 빨리 와 먹어!”

끼니로 국수를 먹을 때마다 자주 듣던 말이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옥수수랭면은 별미였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국수가 불어 맛이 못해진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구매한 삼현물산의 옥수수국수는 이튿날 아침까지도 면발이 붇지 않고 쫄깃한 맛을 자랑하는 신기함을 보였다.

 

연길 삼현물산가공유한회사의 주요 제품들

면발이 불지 않고 쫄깃하여 크게 환영을 받고 있지만 또 일각에서는 ‘이거... 혹시 식품첨가제가 들어가 있는건 아닌가’라는 질문을 하는 구매자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현룡운 사장은 면발이 붇는 원인은 옥수수알의 껍질과 씨눈(배아)에 함유된 단백질 때문이라며 옥수수알 껍질과 씨눈을 함께 가루 내여 옥수수국수로 만들 경우 옥수수국수의 입맛이 텁텁해지고 쉽게 붇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자그마한 옥수수알의 껍질을 벗겨내고 씨눈 및 기타 잡질을 걸러내는 전문화 기계를 만들었고 단백질이 하나도 없는 옥수수의 배유를 가루내여 식품첨가제 한방울 없이도 쫄깃하고 쉽게 붇지 않는 옥수수국수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옥수수의 껍질과 씨눈을 걸러내면 량이 40%나 줄고 그로 인해 생산원가가 많이 올라가 다른 동업종 제품에 밀릴 때도 있었지만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차지할 바엔 가격을 높여서라도 품질을 보장해야 한다는게 현룡운 사장의 ‘고집’이였다.

“주요 제품인 옥수수국수 외에도 메밀국수, 쌀국수, 오색국수, 고구마국수 등 여러가지 무공해 제품들도 출시했는데 요즘은 제품들이 창고에 들어갈 새도 없이 팔리고 있습니다.”

생산이 판매수요를 미처 따르지 못해 매일 연장작업까지 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현룡운 사장이 소유한 각종 특허증서들

‘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원자재 선택부터 가공, 생산 등 면에서 ‘제일 좋은 맛과 가장 안전한 식품을 만들자’는 현룡운 사장의 경영 마인드와 ‘고집’이 가격보다는 품질과 맛을 추구하는 구매자들에게 먹힌 것이다.

또 친환경식품 생산리념을 견지한 덕에 한국, 일본 등 나라의 대기업들로부터 생산 주문과 협력 요청도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삼현물산은 국수 제품을 생산하는 식품기업이지만 동시에 옥수수알 껍질 친환경 생분해성 일회용 식기나 옥수수가공기계 등 국내외 과학기술 발명특허를 11개나 갖고 있어 투자자들의 투자의향이 비발처럼 들어온다. 하여 현룡운 사장은 “주업보다 부업을 더 잘한다”는 롱담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옥수수알 껍질 친환경 생분해성 일회용 식기들

옥수수국수의 원조는 1960년대초 조선

현룡운 사장에 따르면 옥수수국수는 1960년대초 조선 함경남도 함흥의 한 연구소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입쌀 대용식으로 옥수수를 가공하던중 우연히 ‘국수로 만들어볼가’라는 구상으로 옥수수국수를 만들어내게 되였고 국수기계도 잇따라 개발해내게 되였다는것이다.



1960년대 중반, 연길현(현 룡정시) 개산툰진중학교의 한 물리교원이 조선에 친척방문 갔다가 이 국수기계를 발견하고 신기한 나머지 연변에 가져왔다고 한다. 그후 로동자들의 배급에서 70~80%를 차지하는 옥수수를 어떻게 먹기 좋게 개량할 지를 고민하던 각 현, 시 량식국들에서는 이 기계로 매일 옥수수국수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배급했다고 한다.

이렇게 옥수수국수는 그 시대 조선족 가정의 음식상에 오르기 시작했고 옥수수국수는 조선족의 특색국수로 군림했다.

산동 룡구당면처럼 유명해지려면 산업사슬 구축 필요

삼현물산은 20여년간의 파란만장한 세월 속에서 무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완정한 산업사슬이 부족해 연변의 옥수수국수 산업이 더욱 큰 도약을 실현하기 어렵다며 현룡운 사장은 걱정을 내비쳤다.

현재 중국조선어정보학회 회장,전국정보기술표준화기술위원회 조선문 정보기술사업조 부조장이며 고급공정사인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동 룡구당면(龙口粉丝) 기업 고찰 시에 연변 옥수수국수 산업의 제한성을 절실히 느꼈다며 만약 옥수수국수가 연변의 특산으로 되여 전국 각지에 알려지려면 반드시 표준화 생산과 표준화 감독이 필요하며 치밀한 산업사슬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회의에서 중국공정원의 예광남(倪光南,가운데)원사,우수르스라므(吾守尔斯拉木, 오른쪽)원사와 함께

“이러한 일들은 한 기업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 해당 부문에서 유전자변형 옥수수종자의 침입을 막아 연변지역의 우량종 옥수수생산을 과학적으로 보장하고 관련 가공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추진하며 농업과 기업간 신용협력기제 등 문제들을 해결하여 민족특색 식품, 유전자변형이 없는 식품, 무공해식품, 유기농식품으로 발전시켜 대량 생산한다면 대기업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연변 우량종 옥수수를 기반으로 한 우수한 산업들을 육성하고 우리 민족 산업과 지역 경제의 발전에 일조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설비 점검중인 현룡운 사장



삼현물산의 로고



삼현물산의 일부 제품

 



협력협의 체결



직원들이 옥수수국수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



기술자가 옥수수국수 건조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삼현물산의 옥수수국수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삼복철에 보기만 해도 군침이 스르르 도는 삼현물산의 옥수수국수

/길림신문 유경봉기자, 중앙인민방송국 김정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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