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4학년때 거짓말 했던 수치스러운 그 일만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지면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싶다.
그날은 개학 첫날이였다. 아이들은 저마다 방학간에 있었던 재미나는 일들을 말하며 웃음꽃을 피우고있었다. 그때 려연이가 새로 산 한국자동연필을 꺼내들고 자랑하였다.
《이건 우리 이모가 한국에서 오면서 나한테 사온거야. 우리 이곳엔 파는것이 없을걸.》
자세히 보니 정말 처음 보는 예쁜 자동연필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이들도 저마다 자동연필을 꺼내여 자랑했다.
《이것봐. 내건 일본거야.》
《나도 자동연필을 샀어.》
《난 연필심을 다섯통이나 샀어.》
선생님께서 4학년에 올라가면 자동연필을 쓰게 하겠다고 하여 모두 준비한 모양이다. 나도 개학준비 때 자동연필을 사려 했는데 엄마가 자동연필을 쓰면 글씨가 밉게 된다며 끝내 사주지 않았다.
(어쩌지? 내가 혼자 자동연필이 없다고 하면 아이들이 촌스럽다고 놀리지 않을가?)
《나도 있어. 너희들것보다 더 좋은거야.》
나는 어망결에 이렇게 거짓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아이들이 나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아이들은 보자며 야단이였다. 내가 내놓지 않자 거짓말이라며 놀렸다. 난 목에 피대를 세우고 말했다.
《정말이야. 나 있어. 가져왔어.》
그러자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보며 그럼 내놓으라고 바투 들이댔다.
(어쩌지? 어쩌지?)
나는 진땀을 뽑았다. 어느새 왔는지 약삭빠른 지연이가 나의 필통을 나꿔챘다. 나는 필통을 잡으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필통은 결국 지연이의 손에 들어가고 말았다. 지연이가 필통을 열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없구나, 뭐. 넌 거짓말쟁이야.》 하면서 놀려주고는 실망하듯 떠나버렸다.
그후부터 아이들은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놀려주었다. 그리고 나와 놀기도 싫어하였다.
나는 하찮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했던 거짓말이 이런 후과를 초래할줄은 몰랐다. 후회막급이였다.
(후유- 세상에 후회에 먹는 약은 없을가?)
/ 리매(훈춘시제1실험소학교 6-2) 지도교원:박초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