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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촌당지부서기를 해온 90세 조선족로인이 림종시 ​고향에 보낸 편지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0.10.21일 10:57
“민족의 뿌리를 잊지 말고,토지를 생명처럼 지키고,자녀교육을 중시하라…그리고 용서하라…”





 ▲사진설명: 박동국 로인 내외간 사진

  흑룡강성 목릉현 마도석진 홍성촌(현재 목단강시 양명구 행정구역에 속함)에서 30년간 당지부서기를 담당해온 박동국 로인이 2020년 10월 14일 만 90세를 일기로 청도시 서해안신구 아들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박동국 로인의 부인 김정숙 녀사가 금방 세상을 떠난지 20일만에 부인을 따라 하늘나라로 가신 것이다.

  일전 기자는 박동국 로인의 아들인 청도보세구 투자유치국 박철룡 전임국장을 통해 박동국 로인이 림종시 촌민들에게 남겨놓은 유서를 전해받았다. 박동국 로인의 아들 박철룡씨는 청도보세구 투자유치국 국장으로 있었으며 부인 심영옥씨는 황도녀성협회 회장직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박동국 로인은 홍성촌에서 30년간 당지부서기를 력임하면서 가난한 빈곤촌을 부유한 마을로 건설하는데 기여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흑룡강성 제8기, 9기 인민대표로 당선되였었다. 1959년에는 전국소수민족우수간부 대표로 북경에서 주덕 위원장의 접견을 받기도 하였다. 생전에 흑룡강성 성급모범과 목릉현로력모범 칭호를 여러번 수여받았다.







  박동국 로인은 33년간 결장암(结肠癌)으로 병마와 싸우면서도 시종 뜨거운 사랑으로 홍성촌의 발전과 건설에 관심을 갖고 응원했다. 아래에 박동국 로인의 유서를 공개한다.

  홍성촌 로당지부서기 박동국 서기가 마지막으로 촌민들에게 남긴 편지(박동국 진술 아들 박철룡 정리)

  사랑하는 홍성촌 촌민 여러분:안녕하십니까! 촌민 박동국입니다. 아마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을 때 저는 이미 하늘나라에 있을 것입니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고 하는 말처럼 저도 하늘나라로 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나온 나의 삶을 돌이켜 보면 홍성촌민으로 살아온 68년은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개혁개방이후 우리 촌민들은 더 좋은 삶을 위하여, 자녀들의 교육을 위하여, 또 조금이라도 더 잘살아 보려고, 로인들은 자녀를 따라 한국,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과 중국 여러 개방도시로 뿔뿔히 떠났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아들을 따라 청도로 왔습니다. 비록 청도에서 좋은 집에서 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지만 고향이 너무도 그리웠습니다.

  그 때 그 시절, 아침이면 학교운동장에서 축구, 배구를 즐기던 홍성촌 젊은이들의 활기찬 모습, 굴뚝에서 솟아오르는 저녁밥 짓는 연기를 바라보면서 일터에서 돌아오던 촌민들의 모습, 봄이면 일년 농사준비 하느라 바삐 보내던 남녀로소들, 가을이면 황금빛나는 잘 익은 벼이삭을 보면서 풍년의 희열을 만끽하던 촌민들, 넓은 학교운동장을 마음껏 뛰놀던 귀여운 아이들, 큰 희망을 품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열심히 글 읽던 우렁찬 소리, 또 오늘은 누구네 아들 잔치요 래일은 누구네 환갑이요 하면서 젊은총각들이 힘차게 떡메 휘드르던 모습, 동네 젊은부녀들이 오손도손 모여서 음식을 만들던 모습, 해마다 9월이면 촌운동대회에서 촌민들이 서로 장끼를 뽐내던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자랑같지만 그 때 저는 씨름은 자주 1등을 했었지요, 그 때가 정말 그립습니다.사랑하는 촌민 여러분, 홍성촌의 흙토가 그립고 우리들의 가옥이 정말 그립고 우리 사랑하는 촌민들이 정말 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촌민 여러분, 지금은 어디에 있던지 세월이 얼마나 흘렀던지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고향입니다. 우리의 고향은 영원히 홍성촌입니다. 홍성촌의 발전은 곧 우리의 영원한 희망이고 홍성촌민이라는 것이 곧 우리의 영원한 자랑이고 영광입니다.

  필요없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촌당지부와 촌민위원회 및 촌민들에게 몇가지 조언을 하려고 합니다.

  1, 우리의 고향은 홍성촌입니다.

  우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든지를 막론하고 우리의 뿌리는 한곳입니다. 뿌리가 든든해야 줄기도 잘 자라고 꽃도 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홍성촌민들은 어디에서 살고 있어도 꼭 단결해야 합니다. 단결은 곧 힘 입니다. 촌당지부와 촌민위원회 주변에 똘똘 뭉쳐야 합니다. 우리들이 촌당지부와 촌민위원회에 힘을 실어주어야 촌지부와 촌민위원회가 힘이 있습니다. 촌당지부와 촌민위원회가 힘이 있어야 촌민들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습니다.

  2, 토지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홍성촌의 토지는 저의 선배님과 저의 세대가 피와 땀으로 이룬 토지입니다.

  농민은 토지가 곧 생명입니다. 지금의 흐름을 봐서는 토지자원이 곧 발전자원이고 발전의 원천입니다. 토지는 점점 귀해지고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멀리 내다보고 토지를 우리의 생존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3, 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자녀의 교육입니다.

  농민도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지식이 곧 힘이고 지식을 가진 사람이 돈도 잘 벌 수 있습니다. 경제가난은 3년이면 극복할 수 있지만 교육가난은 백년이 걸려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합니다.

  솔직히 저의 인생에서 제일 기쁠 때가 아들 철룡이가 대학에 합격할 때 아닙니까. 1977년에 대학입시제도를 회복하여 우리 홍성촌 온화철, 탁봉길 두 청년이 본과대학에 합격했을 때가 저의 인생에서 제일 기쁠 때입니다. 우리 홍성촌이 전 목릉현 촌교육에서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촌에서 우리 촌의 교육을 엄청 부러워 했습니다. 때문에 그 때 촌 재정이 많이 어려웠지만 학교를 2층으로 지었습니다. 당시 2층으로 지은 촌학교는 홍성학교가 유일하였습니다.

  홍성 촌민 여러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든지 자녀의 교육을 제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일 좋은 투자입니다

  4, 사랑하는 촌민 여러분, 저는 홍성촌에서 당지부서기로 일할 때 공평하고 공정하고 완벽한 서기가 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세계 어디에도 100프로 공정하고 100프로 공평할 수 없습니다. 또 100프로 완벽한 사람도 없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100프로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홍성촌에서 살아온 68년간, 특히 당지부서기로 일한 30년 동안 저의 부족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이 꼭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넓은 아량으로 저의 사과를 받아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촌민 여러분, 저희가 홍성촌에서 68년 간 사는 동안 촌민들의 많은 관심과 방조를 받았습니다. 특히 저와 저의 아내가 병환으로 많이 힘들 때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부부는 아마 벌써 저 세상으로 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 은혜 저는 갚지 못하고 가지만 저의 자녀들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최선을 다해 갚아달라고...

  마지막으로 홍성촌민들의 신체건강과 가정행복, 사업순리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홍성촌의 무궁한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영원한 홍성촌민 박동국으로부터

  / 흑룡강신문 박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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