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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적인 저자세…대한축구협회 이메일 원문 공개

[기타] | 발행시간: 2012.08.17일 08:07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이메일은 굴욕적인 문서였다. 축구협회의 해명과 달리 '자충수'를 둔 저자세 스포츠 외교의 총체적 부실로 드러났다.

중앙일보가 16일 단독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해명 이메일에는 전체적으로 우리의 저자세 외교와 박종우 행동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표현이 다수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측의 '너그로운 이해와 아량을 베풀어달라'는 굴욕적인 표현도 있었다.

축구협회는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 직후 박종우(23·부산)가 벌인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일본축구협회에 해명 이메일을 지난 13일 보냈다. 일본 언론은 14일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에 사죄(謝罪)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축구협회는 "오보다. 사과하는 태도는 아니었다. 전문은 외교문서라 공개할 수 없지만 확대 해석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입수된 이메일 원문을 보면 창피함에 고개가 돌려지는 문구들이 줄줄이 있다. 먼저 조중연 축구협회장 자필 사인이 적힌 여섯 개의 문단으로 된 영어 공문 제목은 "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이라고 적혀 있다. unsporting이란 '스포츠정신에 위배되는 또는 정정당당하지 않은'이란 의미다. 문제가 됐던 사과의 의미가 담긴 구절은 2번째 문단에 "우리는 그 사고(incident)에 대해 심심한 유감(regret and words)을 표시한다"고 했다.

3번째 문단에는 '첫 동메달 획득으로 승리에 도취된 우발적 행동' 등으로 설명이 가득하다. 잘못된 행위에 대한 구구절절한 변명처럼 느껴진다. 이어 4번째 문단에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코치와 선수들에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강한 지침을 주고, 교육을 시키겠다"고 해 우리 측의 잘못임을 인정했다.

마지막 문단에 굴욕 외교의 저자세가 절정에 달했다. "우리의 우호적 관계를 고려해서 (이번 일에 대해) 일본축구협회가 너그러운 이해(kind understanding)와 아량(generosity)을 베풀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highly appreciated)"고 적었다. 축구협회가 원문을 차마 공개할 수 없었던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외교 공문이라고 보기엔 낯뜨거울 만큼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도 여러 곳 발견됐다. 능동을 수동으로 쓰거나, 미래형을 과거형으로 쓰는 초보적인 비문이 네 군데 있다. 문건의 최종 확인도 거치지 못할 만큼 급하게 보냈거나, 영문으로 번역한 축구협회 국제국의 실력이 수준 미달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It should not happened(happen의 오기) again'이라고 쓰는가 하면, 한국 대표팀 선수를 'korea(korean의 오기) national team players(player의 오기)'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이미 수많은 팬들은 축구협회가 일본에 이메일을 보낸 사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축구협회 게시판에 “일본에 꼬투리 잡힐 일을 했다”, “축구협회 임원 퇴진 서명운동” 등의 항의 댓글을 올리고 일본에 보낸 이메일의 전문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굴욕적인 표현들이 가득 담긴 이메일 전문이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원진 중앙일보 기자, 박린 기자 jealiv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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