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이뉴스24 >
[이성필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독도 세리머니' 관련 이메일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가 드러났다.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은 17일 언론에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사과 이메일' 전문을 공개했다. "사과한다"라는 문구는 없었다는 대한축구협회와의 반박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제목부터가 어이가 없다. '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 after the Olympic football match(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또는 정정당당하지 못한 행위)'라며 박종우가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 직후 한 세리머니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2번째 문단에서 'regrets and words for the incident(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며 일본 측에 사과의 메시지를 보낸 것도 굴욕적이다. 축구협회는 '유감(regrets)'이 통상적인 외교 수사라며 '사과 또는 사죄(apology)'의 뜻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두 단어에는 큰 차이가 없을 뿐 사과의 뉘앙스 자체는 지울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특히 "우리는 그 사고(incident)에 대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regret and words)'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사과의 뜻을 재강조한 셈이다.
또, "이번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첫 동메달 획득으로 승리에 도취된 우발적 행동이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한 지침을 주고 교육을 하겠다"라는 불필요한 변명까지 남발했다.
축구협회의 저자세는 "지금까지 대한축구협회와 일본축구협회의 우호적 관계를 고려해 '너그러운 이해(kind understanding)'와 '아량'(generosity)'을 보여준다면 매우 감사하겠다(highly appreciated)"라는 문장에서 절정에 달한다. 마치 윗사람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표현이다.
이 이메일은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이 주도해 국제국 간부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중연 회장은 직접 서명해 문서의 효력을 증명했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