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프로농구단이 모기업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위기다. 2012-13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40여일 남긴 상황서 구단 운영 자체가 힘겨운 지경이다.
전자랜드는 지난 5월 모기업 매각설로 창단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신세계‧이마트의 인수 협상이 결렬되면서 프로농구단이 공중에 뜬 상태다. 농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전자랜드 홍봉철 회장의 농구단에 대한 미련과 배려로 한 시즌 운영은 가능할 전망이지만, 그것조차 낙관하기 힘들다.
↑ 인천 전자랜드 프로농구단이 모기업 매각설 이후 해체 위기에 놓여있다. 올 시즌이 고비다. 사진= 김현민 기자
전자랜드는 긴축재정에 들어갔다. 선수단 운영비를 제외하면 구단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외전지훈련도 포기해야 할 분위기다. 최소 경비의 전지훈련을 위해 현재 초청 형식의 중국 프로구단을 물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시즌 막바지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해외전지훈련을 떠난 삼성과 SK, 모비스의 상황과 비교하면 처량한 신세다.
전자랜드 구단관계자는 "비행기값만 책정하는 해외 초청이 아니면 정상적인 방법으로 해외전지훈련은 불가능하다"며 "그래도 국내에서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올 시즌은 어떻게든 끌고 가겠지만, 그 다음이 문제"라고 밝혔다. 전자랜드는 지난 6월말 한국농구연맹(KBL)에 구단 운영이 불가하다는 공문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KBL에서 지원안을 검토하겠다는 답변도 들었다. 이후 7월 중순 다시 철회 공문을 보내 지원안에 대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묵묵부답. 전자랜드 관계자는 "KBL에서 명확한 답변이 오지 않아 연맹 차원의 지원에 대한 재요청을 할 계획"이라며 "지원이 힘들면 어떻게 구단 운영을 해야할지 답답하다"고 밝혔다. 전자랜드의 지원금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지만, KBL에 백지위임해 지원금 마련에 대한 도움을 간곡히 부탁할 것으로 풀이된다.
KBL은 29일 오후 4시 논현동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드래프트 및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그러나 정식 안건은 아니지만, 전자랜드 지원안에 대한 추가 논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랜드 이익수 단장이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KBL 안준호 경기이사는 "정식 안건은 아니더라도 이사회에 회부돼 현재 전자랜드의 사정과 분위기를 파악하려고 한다"며 "연맹에서는 전자랜드측의 철회 공문을 받았기 때문에 지원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 이날 이사회를 통해 도울 일이 있다면 9개 구단의 협조를 통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연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자프로농구는 전환기를 맞았다. 전격 해체됐던 부천 신세계 쿨캣이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최경환 신임 총재의 물밑교섭으로 하나금융지주와 극적으로 인수 협상 완료 단계에 있다.
KBL도 더 이상 뒷짐지고 수수방관할 일이 아니다. 해체 위기에 빠진 전자랜드를 구할 적극적인 복안이 필요하다. 안 경기이사는 "한선교 총재도 인수 기업 물색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KBL 한선교 총재와 WKBL 최경환 총재는 새누리당 3선 국회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