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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으로 승부, 더 단단해진 동네책방들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23.03.14일 08:51
책값 할인을 앞세우는 온라인서점들, 자본으로 굴러가는 오프라인 대형서점들, 독서인구가 점점 줄면서 사실상 대형 서점들도 직격탄을 맞는데 거기에 ‘훼방군’ 코로나까지 합세했으니 동네책방들은 결국은 망할 줄 알았다. 그런데 코로나 기세가 한풀 꺾여 잠잠해진 요즘, 동네책방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책만 팔아선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책방지기들의 공통적인 증언이다. 자신만의 색갈로 우리 동네에 스며든 동네책방을 찾아 그들만의 책방운영 비법을 들어봤다.



신학서점

◆“우리 책 좀 팝니다”-신학서점

“서점은 뜻밖의 행운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장소가 되여야 합니다. 이건 온라인이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연길시 태평거리 진학소학교 부근에 자리잡은 신학서점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나서 먼 데서도 걸음을 하는 곳이다.

처음 주인장 갈복산씨를 만난 건 7년 전, 서점을 오픈한 지 한달이 채 안됐을 때였다. 출판시장의 위기 속에서 나름의 청사진을 그리던 그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웬걸, 코로나사태를 겪으면서도 연길과 훈춘에 분점을 2개나 더 늘일 정도로 ‘책 좀 파는 동네서점’이 되여있었다.

2월의 어느 날 다시 찾은 신학서점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책을 즐기는 공간으로 기능을 발휘하며 독자와 책의 접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 현관 입구 바깥벽도 책으로 채웠고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에는 일일이 손글씨로 소개글을 써서 띠지를 둘렀다. 온라인서점에선 만날 수 없는 따뜻하고 친밀한 느낌이 각별하다. 아이들이 드러누워 흔들흔들 책을 볼 수 있는 해먹이 걸려있고 지붕엔 호박 넝쿨이, 그 옆에는 새파란 박 두덩이가 제법 묵직하게 매달려있다. 안에는 책과 인형 같은 작은 소품이 여기저기에 놓여있다.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들도 추가되였다. 독서모임을 지원하고 저자를 초청해 독자와 만남을 갖는 등 책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책방 주인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특색 있는 독서모임 프로그램으로는 ‘릴레이 랑독’이 눈에 띈다. 이 밖에 ‘지적감성’이라는 직장인들의 책모임도 있고 ‘심야서점’ 프로그램도 인기가 있다. 서점 내부에는 커피숍도 운영하고 있다.



봄비사

◆“정체성 가진 책방으로…”-‘봄비사’

“봄비사에 언제든 오신다면 마음에 드는 책을 한권쯤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봄비사의 책방지기 한치권의 책사랑은 남다르다.

연길시 천지로 천지시장 서쪽으로 50메터쯤 되는 곳에 자리잡은 동네책방 ‘봄비사’는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21년에 오픈했다. 대형 서점과 비교할 때 대규모 자본이나 큰 류통망에 의지하지 않는 동네책방은 개성이 무기이다. 작은 공간에 터를 마련하고 저마다의 고유한 콘셉트를 가지고 운영되여 그곳을 찾을 분명한 리유를 만들어준다. 최근 찾은 봄비사는 여전히 책방 구성이 알찼다. 오랜 기간 준비한 티가 났다.

코로나사태로 사실상 봄비사 역시 책으로는 운영비용도 충당이 안되는 수준으로 힘들어졌었다. 수익이 나더라도 책보다는 음료나 기타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컸는데 이마저도 비대면 상황이 반복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하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습니다. 이 기간 저희는 온라인 프로그램에 집중했습니다. 온라인 그림 전시와 온라인 독서모임 등을 통해 책방의 인지도를 높였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도 시도했습니다. 어떻게든 책방을 살리고 싶었고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곧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힘든 시기를 지내오면서도 책방에 큰 기대를 거는 한치권의 목표는 무궁무진하다. 그는 동네책방이라는 공간에 대한 가치, 책을 통한 사람들의 만남과 교류에 대한 가치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봄비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앞으로 봄비사는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음악회부터 글쓰기 모임, 독서토론 모임, 랑독회까지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해리책방

◆새로운 문화의 움직임-해리책방

“저희 책방은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스스로 책을 만들기도 하는 그런 랑만적인 공간입니다.”

‘해리선생’ 리연생과 ‘해리부인’ 손해하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해리책방은 바로 스토리텔링을 도구로 아이들에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해내도록 이끄는 무척이나 재미있는 공간이다.

요즘 책방은 북적이는 상가 쪽에 자리를 잡아도 외면당하기 일쑤인데 해리책방은 연길시 하남의 방산아빠트단지내 조금은 후미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장사는 잘될가?’ 걱정부터 앞섰지만 책방은 코로나 기간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가지고 부부가 직접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대여심부름을 하면서 거뜬히 위기를 넘겼다. 코로나 전과 비교해도 운영수입이 거의 줄지 않았다고 한다.

책방에는 부부가 10년간 알심 들여 꾸준히 가꿔온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는 그림책’이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주제를 정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자신의 상상이나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완성된 아이들의 작품은 인쇄업체를 통해 책으로 묶어준다. 기술과 색감 활용 같은 테크닉이 아닌 온전히 아이의 상상력과 기획력에 맡겨진 미술교육이 이뤄진다. ‘해리책방’의 그림책 프로그램이 특별한 리유는 그림책이라는 결과물보다 그 과정에 있었다.

점심시간을 넘기자 조무래기들이 왁자지껄 찾아들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책방은 아이들로 가득찼다. 게다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마실을 나온 동네 주민들도 책방으로 모여들어 때론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대해, 때론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에 대해 주고받기 시작한다. ‘해리책방’은 곧 동네의 사랑방인 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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