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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 케이블 드라마여야만 하는 이유

[기타] | 발행시간: 2012.09.11일 09:08

[마이데일리 = 전형진 인턴기자]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하 '응답하라')가 열풍이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응답하라'는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가히 대박이라 할 수 있는 최고 시청률 4.7%(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 기준)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주연을 맡은 신인배우 정은지와 서인국은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으며 급기야 지난 8일 SBS 토크쇼 '고쇼(GO Show)'에 출연해 '응답커플'로 소개됐다. 케이블 드라마의 인기를 공중파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이렇게 '응답하라'가 대박을 치자 항간에는 이 작품이 애초에 공중파에서 제작돼야 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랬다면 시청률이 더 높아졌을 것이고 훨씬 더 화제가 됐을 거라는 뜻이다. 정말 '응답하라'가 공중파 드라마였다면 이렇게까지 화제를 몰고 올 수 있었을까?

우선 시청자들은 정은지의 성시원과 서인국의 윤윤제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한류스타나 인기 아이돌이 적어도 한명씩은 들어가기 마련인 요즘 공중파 드라마에서 이들의 캐스팅은 너무 모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캐스팅에 대해 신원호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드라마 캐스팅 컨셉은 'PD가 미쳤어요'다"라고 밝혔다.

인지도가 낮음은 물론이고 연기력조차 검증되지 않았던 두 사람을 캐스팅한 것은 케이블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PD의 '미친' 캐스팅은 성공적이었고 두 사람의 연기는 호평 받았지만 지상파에서라면 편성 조차 받기 어려운 조합이었다.

현실감 있는 대사들도 마찬가지다. '응답하라' 속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사투리 섞인 거친 말들은 경직된 공중파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실례로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경우 "지랄하네" 한 마디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주의 조치를 받았다.

물론 순화된 언어 사용은 지향해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응답하라'에 등장하는 속어들은 배우들의 살아있는 연기와 극의 재미를 이끌어낸 숨은 공신이었다. 특히 성동일(성동일)의 욕설 섞인 전라도 사투리와 강준희(호야)의 누나로 등장했던 박지윤의 거친 부산사투리는 방송 후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몇몇 등장인물들은 아예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동성친구를 좋아하는 게이소년 강준희나 야한 동영상 마니아 도학찬(은지원)은 청소년들에게 동성애를 조장하고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친다는 미명아래 사라졌거나 대체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극중에서 지금의 10대들이 겪고 있는 고민들을 어둡지 않게 그려내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90년대를 대변하는 추억의 소품들도 그렇다.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스치듯 등장했던 드라마 속 소품들은 시청자들에게 90년대 향수를 일으키기 충분했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8.15 콜라나 깜찍이 소다, GUESS 티셔츠 등 디테일한 소품들로 극의 사실성을 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소품들도 공중파에서였다면 PPL을 이유로 보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응답하라'는 초반 기우와 달리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지상파에서 방송됐다면 더 많은 시청자들을 품을 수 있었겠지만 작품은 많이 변했을 것이고 매력은 오히려 반감됐을 것이다. 좀 더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케이블이었기에 '응답하라'가 더 사랑받은 것은 아닐까.

[케이블 드라마로 사랑받은 '응답하라'. 사진 = tvN '응답하라' 방송화면 캡처]

(전형진 인턴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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