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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음악만으로 먹고 살도록 우리같은 선배들이 나서야”

[기타] | 발행시간: 2012.09.13일 15:46

[한겨레] <브라보 마이 라이프>10주년 기념 음반 낸 봄여름가을겨울

7집 손질해 최고 음질로 끌어올려

정액제 헐값 판매 피하려

주요 음원사이트에 앨범 공급 안하기로

“정액제 거부한 우리 노래,

음원 시장 바뀌는 계기 될 것”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김종진(기타·보컬)·전태관(드럼)으로 이뤄진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이 1988년 데뷔 이래 내놓은 히트곡들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이들의 정식 음반을 멜론·엠넷·벅스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선 들을 수 없다. 올 초 스스로 자신들의 음원을 모두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온라인 음원 시장도 엄연히 ‘시장의 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국내 시장은 가격을 공급자 뜻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매기는 방식이잖아요. 게다가 무제한 실시간 듣기에 곡당 다운로드 가격이 60원까지 떨어지는 정액제 상품에 강제로 편입돼야 하죠. 이에 반대하는 뜻으로 음원을 뺐어요.”(전태관)

“우린 한땀 한땀 명품을 만드는 심정으로 최고 품질의 음악을 내놓았다고 자부하는데, 페라리든 티코든 가리지 않고 모두 티코 값으로 묶는 게 말이 됩니까? 전체 음악 수준을 하향평준화할 뿐이죠.”(김종진)

이들의 장인 정신은 최근 발표한 <브라보 마이 라이프> 10주년 기념 음반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2002년 발표한 7집 음반을 다시 손질(리마스터)해 음질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음의 손실을 막으려고 국내 최초로 동으로 만든 시디(CD)를 사용하고, 미발매 음원 2곡과 디브이디(DVD)까지 더했다. 엘피(LP)도 200장 한정으로 찍었는데, 트위터·페이스북을 통해 사흘 만에 절반이 예약 판매됐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에서 막 벗어난 국민들에게 힘을 줬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앨범이에요. 대다수 음악인들이 데뷔 이후 전성기를 누리다가 활동 기간 10년이 채 안돼 내리막길로 접어들거든요. 우리도 그러나 싶다가 이 앨범으로 다시 일어선 거죠.”(전태관)

“명반 하면 다들 과거의 것들만 떠올리는데, 이번 리마스터 버전을 발매함으로써 7집을 2000년대의 명반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음악가로서의 의지도 반영됐어요.”(김종진)

공들여 만든 앨범을 음원 시장에 헐값으로 내놓기 싫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음원 서비스 업체를 찾아가 정액제 상품에 넣지 않고 개별곡 내려받기만 가능한지 물었으나 곤란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답답한 마음에 문화체육관광부 담당 부서 책임자까지 찾아가 하소연하고 제도 개선을 건의했지만 “우리가 잘 알아서 하겠다”는 대답만 들어야 했다.

결국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음악인 스스로 가격을 정하고 판매가의 80%를 돌려받는 음원 사이트 ‘현대카드 뮤직’과 앨범 단위로만 내려받을 수 있는 네이버 뮤직 ‘뮤직 플러그’에만 음원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카드 뮤직에선 곡마다 용량에 따라 가격을 달리 매겼고, 네이버 뮤직에선 전체 19곡 가격을 더한 1만400원을 앨범 가격으로 책정했다. 독일의 유명 재즈 레이블 이시엠(ECM) 음반만 이런 방식으로 판매해온 네이버 뮤직이 국내 음반을 ‘뮤직 플러그’로 서비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음원이 많이 팔리면 좋겠지만, 안 팔려도 상관 없어요. 얼마 안 팔려도 세상을 바꾼 물건들은 많으니까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음원 시장 트렌드가 바뀔 수도 있다고 봐요. 인디 밴드를 비롯한 후배 음악인들이 음악만 하고도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우리 같은 선배들이 깃발 들고 나서야 합니다.”(김종진)

이들은 오는 21일 저녁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 10주년 기념 공연’을 한다. 7집 수록곡뿐 아니라 여러 히트곡을 두루 들려준단다. 8집 이후 4년째 신보 소식이 없는 이들에게 9집 계획을 묻자 전태관은 “늘 마음은 먹는데, 우리가 쉽게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시간이 좀 걸리네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02)545-9174.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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