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영화 '괴물'
한국 연예계 큰 별 변희봉이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앞서 고(故) 변희봉은 몇 년 전 췌장암을 초기에 발견하여 일찌감치 치료받고 완치 판정까지 받았지만, 얼마 전 다시 재발 진단을 받고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변희봉은 배우의 꿈을 가지고 상경한 후 몇 번의 고배 끝에 1966년 MBC 2기 공채 성우로 데뷔하였다. 이후 연기자로 발을 넓혀 MBC '홍콩 101번지'로 얼굴을 알린 뒤 '수사반장'을 통해 범인 등의 악역 위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것은 MBC 대작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에서 '유자광' 역을 맡으면서부터였다. 당시 손금으로 점을 보던 장면에서 "~는 내 손 안에 있소이다"라는 대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이로 광동제약 진광탕 광고까지 찍었다. 이후 변희봉은 개성 있는 연기파 조연으로 주로 등장했으며,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게 남았다.
이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 출연하여 송강호와 엉뚱한 용의자를 잡는 역할인 구반장 역을 맡으며 영화계에도 큰 획을 그었다. 특히 논두렁 롱테이크 씬에서 잊지 못할 연기를 선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천만 영화 '괴물'에서 샷건으로 괴물과 싸우며 탄환 개수를 잘못 세아려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 역을 맡아 한국 영화계에 레전드 명장면을 연출했다. 이 역할로 변희봉은 2006년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스터 션샤인' 섭외 요청받고 우연히 발견한 췌장암

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이후에도 영화 '옥자'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등 50여 년 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다채로운 활약을 펼쳤다. 사실 변희봉은 2018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출연을 앞두고 건강 검진을 받았다가 췌장암을 발견하였다고 전해진다. 변희봉은 본격적인 촬영 전에 "섭외 요청을 받고 아직 내가 쓰일 곳이 있다는 생각에 건강부터 챙겨야겠다 싶어 검진을 받았다"라며 암 검진을 받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미스터 션샤인 제작진들에게 고맙다. 그들이 아니었으면 건강 검진도 받지 않았을 텐데 그때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서 늦지 않게 치료받았다"라며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이후 변희봉은 1년간 췌장암 치료에 전염하였으며 다행히 완치 판정을 받아 대중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얼마 전 췌장암이 재발하였고 결국 한국 연기계에 큰 자취를 남긴 채 하늘나라로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장례 절차는 아직 미정이라고 한다. 고인은 대중문화 각계에서 활약한 공로로 지난 2020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으면서 국민배우로 발돋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