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프엑스 멤버 겸 배우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의 유작 ‘페르소나 : 설리’가 드디어 지난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영상 속 설리는 어린 나이에 아이돌로 데뷔한 이후 겪어온 고충과 아픔을 고백하며 팬들의 다시 한번 울렸다.

‘페르소나: 설리’는 최진리(설리) 주연의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각본 김지혜, 감독 황수아 김지혜)’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각본·감독 정윤석) 총 2편으로 구성됐다.

설리가 주연한 ‘4: 클린 아일랜드’는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 ‘클린 아일랜드’로의 이주를 꿈꾸는 ‘4’가 죄를 고백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는 기묘한 입국 심사장에서 어느 특별한 돼지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면서 시작되는 단편 극영화이다. 설리는 칼단발과 빨간 드레스로 등 강렬한 이미지로 등장한다.

다큐 영화 ‘진리에게’는 배우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설리와 스물다섯의 최진리가 그 시절 느꼈던 다양한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전한다. 설리의 유작 ‘고블린’ 수록곡 중 하나인 ‘도로시’를 모티브로 삼았다.

'페르소나: 설리'의 연출은 영화 ‘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눈썹’ 등을 통해 다수의 영화제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윤석 감독이 맡았다.

설리 "저를 모든 사람들이 상품으로 취급했다"

이미지 제공 = 미스틱스토리

설리는 '아이돌도 노동자라고 생각하나?'라는 연출자의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연예인들을 사람이라고 생각 안 하는 것 같다"라며 "연예인 일 시작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얘기가 그때 당시에는 이상한지 몰랐는데 '너는 상품이고 사람들에게 최상의 상품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거였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설리는 "(직접적으로) 상품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저를 모든 사람들이 상품 취급했다"라며 "그 사람들 입맛에 맞게 움직였어야 했고, 상품가치가 떨어질까봐 두려워야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설리는 "저는 제 주장을 할 수 있는 방법도 몰랐고 나의 생각을 얘기해도 되는지도 몰랐고 내가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한다고 해서 바꿔지는 상황도 아니었다"라며 "제 주변에는 아무도 (내게 '넌 요즘 어때'라고 물어보는) 그런 사람이 없었다"라며 씁쓸해했다.

또한 설리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거라고는 제 스스로에게 제가 아픔을 줄 때 밖에 없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처럼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설리는 어린 나이에 아이돌로 살며 겪었던 고뇌와 아픔, 소신과 호소를 담아냈다. 중간중간 설리의 내레이션과 셀프 카메라, 노래 ‘도로시’의 뮤직비디오가 교차편집됐다.

설리의 유작을 본 누리꾼들은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요. 하늘에선 행복하길”, “설리의 마음 속 고백을 너무 늦게 접했네요. 마음 아프네요”, “다시 한번 명복을 빕니다” 등 떠난 설리의 이야기의 귀 기울이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