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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지역 문학코너 [수필] 효자손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4.02.06일 09:29
나는 건축현장에서 설비일을 한다. 오늘 천정에 샤워기 배관을 설치하다가 뭔가 떨어져 등 한가운데 박힌 모양이다. 자꾸만 간질간질해나서 일하다 말고 문틀에 등을 대고 문질렀다. 솜옷에 두겹 내의에 효과가 별로다. 얼른 한층 끝내고 아래층에 내려가서 벽기둥에 대고 시원하게 마구 비비는데...

“뭐 하세요? 소처럼!”

방 한쪽 구석에서 페인트칠 하던 이쁜 아줌마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다.

“아이고 깜짝이야! 간 떨어질 번했잖아요. 거기 숨어서 뭐 해요?”

“근데 방금 뭐라고 했나요? 소라니요! 지금 짐승같다고 욕하는 거요?” 나는 일부러 화를 냈다.

“어머, 그게 아니에요. 욕 안 했거든요. 해해해... ”

눈이 휘둥그래지며 당황해하더니 또다시 해해해 하며 웃어댄다.

“아니긴 뭐가 아니예요. 소같다고 해놓고선, 아이구! 근지러워 죽겠어요. 빨리 와서 좀 긁어줘요.”

아마도 소라고 해서 미안했던지 다가와 긁어는 주는데 장갑 낀 손으로 솜옷 우에다 대강 긁으니 그게 뭐람?

“하! 그것 참! 더 간지럽잖아요. 맨손으로 등 속을 좀 긁어주면 안되나요? ”

“뭐라고요? 맨손요? 알았어요. 옷 벗으세요. 이거로 다 시원하게 쓱쓱 밀어줄게요?”

녀자는 한손에 들고 있던 넙적칼(벽면 울퉁불퉁한 것 제거하는 밥주걱처럼 생긴 도구)를 휘둘러 보이며 두 눈 부릅뜨고 덤벼든다.

“와! 무서워라! 근데 살 찢어지고 뼈 부러져도 괜찮지만 피 나면 안됩니다. 피 나면 경찰에 신고합니다.”

내가 솜옷 단추를 훌훌 벗기니 녀자가 도망가며 하는 말 “소처럼 혼자 비비세요.”

에이구! 또 소란다. 이럴 땐 등 긁는 효자손이 최곤데! 집에 있는 참대 효자손이 부쩍 그리워난다. 두개나 있는데... 담에 현장 올 땐 꼭 하나 가져다 놔야지!

/리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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