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CBS 박현호 기자] 충북 청주 해장국집 여종업원 피살 사건 해결에 최첨단 과학수사가 빛을 발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청주청남경찰서는 해장국집 여종업원을 살해한 A(44) 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7일 새벽 5시 50분쯤 청주시 분평동의 한 해장국집에서 종업원 김 모(61, 여)씨의 목을 흉기로 두 차례 찔러 살해한 뒤 현금 10여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이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는데 마지막으로 찾은 해장국집에서 종업원이 기분 나쁘게 말해 우발적으로 그랬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 결과 과 A 씨가 평소 직업도 없이 인터넷 게임을 하며 생활비를 탕진하다 생활이 힘들어지자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찰이 10일 만에 A 씨를 검거하고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첨단 과학수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초 손님을 가장해 식당에 침입한 A 씨는 범행 뒤 자신이 쓰던 식기류와 먹다 남은 음식물까지 비닐봉투에 담아 달아나는 치밀함을 보였다.
범행 현장 주변에서 A 씨가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등을 경찰이 확보하긴 했지만 화질이 나빠 수사에 애를 먹기도 했다.
또 6개월 전 PC방에서 단골로 온 손님과 인상착의가 비슷하다는 결정적 제보도 있었으나 용의자를 특정하진 못하고 탐문수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범인이 일부 남긴 음식물에서 국과수가 Y-STR 분석을 통해 희귀 성 씨일 가능성을 찾아내면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Y-STR 분석이란 남성을 결정짓는 Y 염색체의 유전적 지표(STR)를 분석하는 기법으로 국과수는 이들 염색체들의 공통점으로 범인의 성 씨를 가려냈다.
충북경찰의 한 관계자는 "경찰의 노력과 주민 신고, 최첨단 과학 수사가 사건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살인 사건을 막지 못해 유족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지만 그나마 범인을 조기에 검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29일 오전 사건 발생 장소인 청주시 분평동 해장국집과 도주로 등에서 40여 분 가량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A 씨는 비교적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지만 한때 눈물을 보이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현장 검증을 지켜 본 30여명의 주민들은 A 씨를 향해 분노를 쏟아냈고 앞으로 안심할 수 있게 됐다는 안도의 말과 함께 경찰 활동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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