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물의를 일으키면 몇 개월, 몇 년 씩 방송에 나올 수 없었다며 눈물을 흘리며 과거를 회상하는 왕년의 스타들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지 않을까. 아이돌전성시대, 현재 '논란대처법' 트렌드는 LTE급 복귀다.

▼ 아이유, 해명은 했으니까...

지난 10일 전국의 삼촌팬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낸 이가 있었으니 바로 아이유다. '국민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고 뛰어난 가창력과 비주얼적 매력 그리고 솔직하면서도 건전한 이미지로 그는 걸그룹 포화상태의 가요계에서 유일하다시피 한 솔로여가수였다.

그런 아이유가 트위터에 '실수'로 슈퍼주니어 은혁과 함께 찍은 사생활사진을 게시하며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20세의 순수 국민여동생이 카메라 앞에서 잠옷 바람에 함께 찍은 톱스타 아이돌 역시 그다지 걸친 것이 없었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두 사람은 그저 절친한 선후배로, 아이유가 아팠을 때 은혁이 병문안와서 찍은 사진일 뿐이다"라고 당일 곧바로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아이유가 게시한 사진 속에 드러난 정황은 그저 그게 다였다. 병문안을 왔는지, 실제로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인지는 드러나지 않았고 사진을 찍은, 두 사람이 함께 있게 된 내막이야 두 사람만 알 일이다. 다분히 '사적'인 영역 안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유가 직접 게시해 만천하에 알려지면서 이는 '공적'인 우려와 실망이 됐다. 대중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아이유의 건전하고 귀여운 국민여동생 이미지를 환호하고 구매했던 팬들은 이런 이미지의 붕괴에 화살을 아이유에게 돌렸다.

특히 솔직한 매력으로 사랑을 받았던 아이유였기에, 팬들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솔직하지 않아 보이는 해명은 더욱 실망감만 부추겼다. 오죽하면 소속사의 공식입장 이후 '아진요'(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사이트가 개설되고, "팬들도 납득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만들어진 패러디 영상까지 온라인에서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유는 불과 하루 만에 사태를 정면으로 돌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11일 예정된 SBS '사랑나눔콘서트'의 MC를 진행했으며,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했다. 논란이 '사적'인 부분에 속하고 '실수'였다는 점에 의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표면온도가 식을 시간도 없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아이유를 향한 관심이 집중됐음은 물론이다. MC석에서 그녀가 내뱉는 모든 말 한마디가 화제에 올랐고, '사건 언급없이 진행'했다는 소식은 무엇보다 빠르게 전달됐다.

▼ 티아라, 중대발표는 했으니까...

앞서 지난 7월 연예가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됐던 사건은 바로 '티아라 사태'다. 이 역시 SNS로부터 시작됐다. 화영을 제외한 대부분의 멤버들이 동시에 화영을 겨냥하는 뉘앙스의 글을 트위터에 게시했고, 화영 역시 이와 관련된 내용의 글을 게시하면서 '왕따'논란으로 불거진 것.

어떠한 해결이나 소속사의 해명도 없이 티아라 사태는 "곧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말로 사건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그 짧은 시간 안에 티아라의 백댄서라는 사람이 글을 게시했고 과거에도 화영이 왕따를 당하는 것 같았다는 '증거'들이 속속 포착되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높아만 갔다.

티아라의 중대발표로 인해 화영이 팀에서 사실상 방출됐다. 멤버들과 소속사의 공식해명이지만, 중대발표 후 화영은 트위터로 이를 부정하는 글을 게시했고, 정확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은 알맹이 빠진 '중대발표'는 불난 사건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8월 내내 티아라로 연예가는 시끄러웠지만, 티아라는 9월 6일 케이블 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으로 컴백을 강행했다. 귀여운 인형미모의 멤버들이 보여주는 '섹시 러브' 무대는 티아라 다웠지만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시선으로 티아라를 볼 수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 지드래곤, 자숙은 했으니까...

지난해 10월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이 대마초 흡연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드래곤은 2011년 5월 일본에서 대마초를 흡연했고 대중은 톱아이돌로 군림하던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연에 대중은 큰 충격을 받았다.

소속사는 지드래곤 사태에 대해 발빠르게 공식입장을 발표했고, 이후 대중은 논란을 넘어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자숙'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지드래곤은 기소유예 처분 보도 직후 CF를 촬영했으며, 두 달 후인 12월 4일 YG패밀리 15주년 콘서트에서 마약사건에 연루된 것에 대해 공식사과했다.

이후 2월 22일 빅뱅은 신보 '얼라이브' 발표에 맞춰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멤버 전원이 출연해 지드래곤의 대마초 사건, 대성의 교통사고 사건과 관련해 입을 열고 '복귀'했다. 최근 지드래곤은 '크레용'을 발표하고 계속 '잘 나가고' 있고 해외에서도 톱 아이돌이다.

그러나 아직도 지드래곤이나 빅뱅의 활동에서 이를 지켜보는 대중의 반응 중 '자숙'의 부재를 지적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이들이 이런 반응 하나하나 신경 쓸 겨를은 없을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이들의 발목을 잡는 어두운 단면이 되기도 한다.

아이유, 지드래곤 그리고 티아라 등 SNS로 팬들과 소통을 중시하고, 항상 팬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강조했던 '요즘' 아이돌은 논란에 휘말리면 태도를 바꿔 온전히 자신들을 위한 방법으로 소통없이 귀를 막고 활동을 강행한다.

이는 스스로도 찜찜하고 팬들도 떳떳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은 아닐까. 아무리 LTE 급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아이돌계 판도라고 해도, 장기적으로 본다면 조금은 천천히 다시 초심을 다질 필요가 있다.

[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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