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의 심사위원인 보아(맨 왼쪽 위), 양현석(맨 오른쪽 위), 박진영이 참가자들에게 날카로운 심사평을 하고 있다. / SBS 'K팝스타' 방송 캡처
[스포츠서울닷컴 | 박지연 인턴기자] 한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행요소로 '독설 코드'가 떠오르며 심사위원들의 독한 심사평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남발된 독설은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간담까지 서늘하게 만들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SBS 'K팝스타'도 독설에 관해 빠지지 않는 오디션 프로그램 중 하나였지만 2일 방송된 시즌2 3회분에서는 날카롭긴 하지만 이유 있는, 애정이 듬뿍 담긴 심사평으로 보는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 심사위원들은 하버드대 재학 중인 끼 많은 참가자 오다원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따끔한 충고와 함께 탈락의 문 앞에서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었다. 무대에 앞서 높은 학력과 더불어 힙합, 재즈, 탭댄스, 프랑스어 등 화려한 이력으로 심사위원의 눈을 사로잡은 오다원은 막상 노래가 시작되자 과장된 표정과 지나친 무대매너로 심사위원들을 당황하게 했다.
이에 보아는 불합격을 주면서도 "가요보다는 뮤지컬 쪽이 더 어울린다"라며 오다원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고 양현석도 "굉장히 무대를 재밌게 봤다. 분명히 재능은 있다. 뮤지컬 쪽으로 가봐라"라며 불합격을 주려 했다.
하지만 오다원은 "일단 부모가 가요나 팝을 듣지 못하게 하셔서 가요를 부른지 한 달도 안 됐다.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심사위원을 설득했고 박진영은 그에게 "표현력이 좋다"라고 칭찬할 부분은 칭찬하면서도 "여긴 극장이 아니다. 카메라가 다 잡아준다. 노래할 때뿐만 아니라 말을 할 때도 또박또박 말하는데 트렌디하지 않게 보인다"라며 그의 딱딱한 발음과 과한 행동을 고칠 것을 콕 짚어 지적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근본적으로 바꾸면 어쩌면 가능성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한 번 더 보겠다"라며 긴 고민 끝에 합격을 줬다.
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15살 소녀 신지훈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함께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를 내줬다. 애초 특기인 춤을 내세워 오디션에 지원한 신지훈은 깔끔하게 올라가는 고음과 어린아이답지 않은 성숙한 매력의 반전 목소리로 심사위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양현석은 "2NE1 공민지가 그랬다"며 "기본 발성이 좋은 친구들이 있다. 신지훈도 자기가 노래를 잘한다는 것을 모르고 춤으로 지원한 것 같은데 앞으로 노래에 좀 더 집중해보라"며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보아는 "첫 소절 불렀을 때 목소리 정말 좋아서 놀랐다"라고 하면서도 "아직 노래를 제대로 불러보지 않아서인지 부를수록 음이 흔들렸다. 음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서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며 참가자로 하여금 춤보다 노래 연습에 더욱 정진할 수 있도록 했다.
17세 고등학생 이종빈에게는 혹독한 심사평을 내리면서도 합격을 줬다. 성시경과 똑같은 외모로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한 이종빈은 음색과 발성 방법까지 성시경과 비슷해 박진영으로부터 "완벽합니다. 성시경 씨 성대모사. 가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성시경이 은퇴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뼈아픈 심사평을 들어야 했다. "자신은 정말 성시경을 따라 한 적이 없다"고 억울해하는 이종빈에게 박진영은 불합격을 주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해 드렸으니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라"며 충고했고 보아는 "노래는 분명 잘한다. 단지 그분이 떠오른다는 거다"라며 역시 같은 문제점을 꼬집었다. 하지만 곧바로 "다음 노래에선 성시경이 떠오르지 않는 노래를 듣고 싶다"며 그에게 기회를 줬고 이종빈은 "다음 무대에서는 뭐든 다 고쳐서 오겠다"며 자신의 단점을 고칠 수 있는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
'유튜브 스타' 독일출신 베트남계 한국인 하민성에게는 칭찬과 더불어 발전을 위한 날카로운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하민성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K팝스타'가 전문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는 것 같아 오디션에 응하게됐다"며 박진영의 '너뿐이야'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노래했다. 박진영은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와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데 정말 마음으로 노래했다. 거의 단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단 하나, 고음을 올릴 때 고개를 돌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고음발성을 제대로 하지 못해 도망가는 것"이라며 "그것만 고칠 수 있다면 완벽하다"라고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심사위원인 양현석과 박진영, 보아는 시즌2를 맞아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이유 없는 독설이 아닌 참가자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과 충고로 좀 더 편하게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끔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경쟁구도라는 포맷 자체로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줄 수 있기에 이들의 농담을 곁들인 편안한 진행은 시청자들을 더욱 방송을 즐겁게 즐기며 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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