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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인 척 하고 가이드 따라갔다 `충격`

[기타] | 발행시간: 2013.01.01일 08:42
본지 기자 中관광객 잠입 취재

◆ Welcome To Korea / 1부 관광DNA를 바꾸자 ◆

지난달 27일 본지 배한철 기자와 서울시청 관광과 김도형, 중국인 리레이 주무관이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ㆍ평가자가 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물건을 사거나 매장을 몰래 돌면서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로 변신해 서울 마포구 한 쇼핑센터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거쳐가는 단골 코스다. <이승환 기자>

한류가 외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불러모으고 있지만 국내 관광업계의 고질적인 저가여행 관행, 바가지 영업은 뿌리 뽑히지 않아 국가이미지마저 실추시키고 있다. 본지 배한철 기자와 서울시청 관광과 김도형, 중국인 리레이 주무관이 `미스터리쇼퍼(Mystery Shopperㆍ평가자가 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물건을 사거나 매장을 몰래 돌면서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로 변신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의 이면을 들여다봤다. 미스터리쇼퍼팀은 중국 관광객과 가이드로 가장해 외국인관광객 쇼핑센터가 밀집한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대를 집중적으로 둘러봤다. 이 지역에는 중국인 대상의 인바운드 여행사가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이들을 겨냥한 외국인 전용 관광기념품판매점 46곳(마포구 32개, 서대문구 14개)이 성업 중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건강식품 쇼핑센터 앞.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혹한의 날씨에도 대형버스가 관광객을 쉴 새 없이 실어 날랐다. 도로 가장자리에서는 버스들 간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혼잡이 거듭됐다.

불법주차를 단속하는 경찰과 운전기사들 간 승강이도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경찰이 "주차한 지 5분이 지났으니 딱지를 떼겠다"고 하자 기사는 "증거가 있느냐"며 목청을 높인다. 경찰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증거사진을 내밀자 기사는 투덜대면서 마지못해 차를 뺐다. 주변 상인은 "여행업계의 요구로 `외국인 관광객 탑승차량`이라는 팻말을 부착한 차량에 한해 5분간 도로변 주차를 허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워낙 많은 버스가 밀려오다보니 통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인도도 크게 붐볐다.

쇼핑센터 건물의 상호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붉은 한자로 큼직하게 쓰여 있었다. 매장은 1층과 지하에 있었다. 건물 안 입장은 단체 관광객만 허용됐다.

미스터리쇼퍼팀은 싱가포르 관광객 틈에 끼어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직원들은 다소 다른 외모의 미스터리쇼퍼팀을 주시했지만, 서울시청 리레이 주무관이 몇 마디 중국말을 건네자 제지하지 않고 그냥 들여보냈다. 매장에서는 여성 안내원이 기다렸다는 듯 단체를 이끌면서 중국어로 "현대인은 오염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매일매일 섭취하는 트랜스지방, 카페인, 각종 약에다 스트레스가 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헛개나무 추출액으로 만들었다는 알약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다. 안내원은 유창한 발음으로 미뤄 중국인 또는 조선족으로 추정됐다.

그는 커피와 콜라 안에 가루로 만든 약을 넣어 색깔이 변하는 모습을 시연해 보이면서 "알약이 커피와 콜라의 나쁜 성분을 흡수한 것처럼 우리 몸에서도 유해한 성분을 빨아들여 건강을 찾아준다"고 설명했다.

효능도 미심쩍었지만, 예상 밖의 가격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한박스 가격은 무려 488달러(52만2000원). 한 박스에는 담배 한 갑 반 크기의 소박스 4개가 들어 있었다.

건물을 빠져나와 인근 마포 쪽 쇼핑센터로 이동했다. 역시 헛개나무 알약을 판매하는 매장이었다. 여기에는 주로 홍콩 관광객이 출입했다. 제품은 서대문구 매장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용량도 유사했고 가격도 위안화로 표시돼 있을 뿐 엇비슷했다. 박스 겉에 3010위안(51만6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다시 근처 화장품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장 직원들이 버스에서 내리는 관광객들에게 뭔가 나눠주고 있었다.

김도형 주무관은 쿠폰이라고 했다. 관광객이 물건을 구매하면서 이 쿠폰을 제시하면 할인해 주며, 쇼핑점은 수거된 쿠폰만큼 관광객을 데려온 여행업체에 리베이트를 주곤 한다는 것이다.

건강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인지 관광객 한 명이 2~3개 쇼핑백은 기본적으로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싼 것은 아니었다. 일반 화장품 가게에서 1500원 정도 하는 핸드크림이 이곳에서는 4개로 묶어 1만2000원에 팔렸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일행은 뜨끈한 국물이 그리워 삼계탕집을 찾았다. 그런데 삼계탕을 전문으로 한다는 한식당은 출입문이 2개였다. 오른쪽 식당은 내국인 전용, 왼쪽은 외국인 전용이란 팻말이 붙어 있었다. 삼계탕 가격이 내국인은 1만2000원, 외국인은 5000원이다. 1만2000원짜리 삼계탕은 흔히 접하는 것인 데 반해 5000원짜리는 양념 안 한 깍두기 반찬이 나왔고 닭속도 찹쌀 대신 쌀로 채워져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 왕샤오딩 씨와 만나면서 모든 의문이 풀렸다.

왕씨는 "4박5일에 서울, 제주를 둘러보는 상품이 한국 돈으로 35만원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한국 여행사는 여기서 발생하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인지 쇼핑 일정을 무리하게 짰다"고 털어놨다.

그는 "숙소를 너무 먼 곳에 정해 오가며 허비하는 시간만 하루 4시간에 달하며 관광지는 대충 둘러보고 쇼핑센터만 다녔다"면서 "물건값이 너무 비싸 살 수 없는데도 구입하지 않으면 가이드의 태도가 돌변해 불친절하고 제대로 안내도 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왕씨는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을 많이 낭비해 아쉬웠지만, 다음번엔 한국을 제대로 겪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기획취재팀 = 배한철 기자 / 신익수 기자 / 지홍구 기자 / 이유진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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