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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향만리(茶香萬里)] 달콤 개운한 맛…추위 걱정 끝!

[기타] | 발행시간: 2012.12.31일 16:29
[주간동아]



세간에서는 겨울 무를 인삼과 다를 바 없는 보약이라고 말한다.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게, 인삼 족보를 캐다 보면 무가 인삼의 시조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겨울 무는 숙성돼 그 맛이 단 데다 다양한 성분에 의한 약효까지 지닌다. 무는 대부분 수분으로 구성돼 있지만 비타민과 단백질, 무기질, 아밀라아제 같은 성분이 소화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공복에 먹어도 부담이 없다.

약이 귀하던 시절, 무는 기관지 질환에 놀라운 효과를 발휘해 생무를 씹어 먹으면서 기침을 잠재우기도 했다. 무의 매운맛을 내는 시니그린이 점액 분비를 활발하게 해 기관지에 붙어 있던 가래를 묽게 해주기 때문이다. 식이섬유와 수분은 체내 노폐물의 배설을 촉진하고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일본 고문헌 ‘본조식감(本朝食鑑)’(1697)에는 무가 “곡류를 능히 소화시키고, 가래를 없애며, 토혈과 코피를 멈추게 하고, 어육의 독소, 술의 독소, 두부의 독소 등을 해소한다”고 적고 있다. 이처럼 해독성이 강해 예전에는 민간요법으로 주로 쓰이던 무가 약이 흔한 요즘에는 요리에 주로 쓰인다. 무는 이제 찌개나 국을 끓일 때 빠뜨릴 수 없는 필수 재료가 됐다.

무는 생무와 익힌 무의 효능이 각각 다르다. 생무는 소염작용으로 몸을 차게 하지만 열을 가하면 그 반대로 몸을 따뜻하게 한다. 편도염이나 기침이 심할 때는 생무를 씹어 먹으면 기침이 멎는다. 타박상이나 화상, 류머티즘, 관절염 등의 환부에 생무를 간 무즙을 바르면 열이 가라앉고부기도 빠진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숙취로 속열이 날 때 무즙을 마시면 염증을 예방하고, 콩나물과 함께 국을 끓여 먹으면 몸이 따뜻해진다. 생무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사용하기 직전에 갈도록 한다. 변질되기 쉽고 시간이 지나면 차게 하는 힘과 접착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가 대세인 최근에는 무차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구수한 맛, 발그스레한 차색과 마신 후 개운한 느낌이 여느 차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손쉽게 구할 수도 있거니와 ‘가정표’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경북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 직지사 경내에서 산중다실을 운영하는 서근숙(50) 씨는 무차 만드는 데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 무차는 얼음이 살짝 어는 초겨울이 만들기에 가장 좋다. 무를 깨끗이 씻어 껍질째 골패 모양으로 썰어 채반에 넌 뒤 햇볕에 10여 일간 말린다. 살짝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에서 단맛이 강해진다. 말린 무를 깊이 있는 팬에 넣고 80~90℃ 불에서 1시간 정도 덖으면 갈색으로 변하면서 바짝 마른다. 식혀서 밀폐용기에 담아 습기가 없는 서늘한 곳에 둔다. 우기인 여름에는 냉장보관하는 게 좋다. 일반 가정에서는 요리하고 남은 무를 이용해도 된다. 무를 채 썰어 뜨거운 팬에 살짝 볶아 익힌 후 채반에 널어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서 바짝 말린다. 말린 무는 깊이 있는 팬에 30여 분 볶아 보관한다. 가늘게 채 썰었기 때문에 오래 덖으면 탄다.

마실 때는 말린 무 다섯 조각을 찻주전자에 넣고 뜨거운 물 150cc를 부은 후 2분간 기다렸다가 붉은 차색이 우러나면 찻잔에 따라 마신다. 둥굴레차 맛처럼 구수하면서 달콤하고 상쾌하다. 무차는 남녀노소 다 좋아할 만한 맛이다. 다섯 번 정도 우려도 차맛이 그대로다. 많이 우릴 때는 차 양을 조금 줄인다. 여러 번 우려 마신 후 싱겁다 싶으면 녹차나 발효차를 넣어 함께 우린다. 그럼 쌉싸래한 차맛과 어울려 제법 맛이 난다. 음식 궁합으로도 환상적이다.

시중에서도 무차를 살 수 있다. 100g에 1만 원 정도 한다. 위가 나쁘거나 기침과 속쓰림이 잦고 배에 가스가 잘 차는 사람은 무차와 친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숙취가 심한 날 위가 약한 사람은 무차를 마시는 게 좋다. 위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녹차와 함께 우려 마시면 효과가 배가된다.



김대성 한국차인연합회 고문·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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