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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 예약판매 ‘눈속임 상술’… “할인” 생색내지만 되레 ‘바가지’

[기타] | 발행시간: 2013.01.17일 14:33

“가격을 높게 책정해 놓고 할인한다고 생색내다니 미끼에 낚인 기분인데요. 대형마트조차 이럴 줄 몰랐어요.” 1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설(2월 10일) 선물 예약판매 코너를 돌아보던 주부 이상미(42·송파구 가락동) 씨는 혀를 차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 씨는 6대 신용카드로 예약 구매를 하면 최대 30%의 특별할인 혜택을 받는다는 문구에 이끌려 상품 가격을 확인하던 터였다.

이 씨는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코너에 진열된 제품 가격이 기존 판매가보다 워낙 높게 책정돼 있어 할인을 받아봐야 혜택이 없거나 오히려 적다”면서 “즉석에서 가격을 비교하는 게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3사가 지난 4일부터 ‘특별할인 혜택’이라는 팻말을 걸고 설 선물 예약판매에 일제히 돌입한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소비자 사이에 ‘생색내기용 특별할인 혜택’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일보가 9일부터 16일까지 1주일 동안 대형마트 3사의 설 선물 예약판매 매장과 이들 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몰을 조사한 결과, 특별할인 혜택 대상 상품으로 지정된 선물세트 중에는 원래 판매되던 가격보다 높게 책정된 경우가 빈번했다. 단품을 따로 구입하는 것보다 더 비싼 종합세트도 다반사였다. 참고로 대형마트는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설 선물 예약판매를 실시 중이며, 인터넷몰 판매가의 경우에는 통상 본점 오프라인 매장 판매가와 동일하게 책정한다.

이 같은 경향을 한눈에 보여주는 코너는 가격 부담이 적어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끄는 양말 선물세트 매대. 대형마트 A사의 경우 르꼬끄 여성용 캐주얼양말 세트(2족)를 6900원에 예약 판매하면서 특정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4830원까지 30% 할인해 주고 있었다.

문제는 이 회사 인터넷몰에서 같은 양말이 1족 더 들어 있는 3족 세트가 6700원에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말 1족당 가격만 비교하면 설 선물세트 가격이 기존 판매가보다 55%나 비싼 것이다. 30% 특별할인 혜택을 받아 사전 예약 구매를 해도 오히려 8%나 더 웃돈을 주고 사야 한다.

피에르가르뎅 남성 참숯양말(3족) 세트 가격은 8900원으로 책정돼 있으나 이 회사 인터넷몰의 동일상품 판매가는 2000원이나 저렴한 6900원에 불과했다. 특별할인 30% 혜택을 받아야 간신히 기존 판매가보다 고작 10% 저렴한 6230원에 살 수 있었다. 페리엘리스 남성 기능성양말(3족) 세트 가격도 8900원으로 적시돼 있으나 이 회사 인터넷몰의 동일상품 판매가는 7500원이었다.

정육, 과일 등의 설 선물세트 가격은 기본적으로 전국 평균 소매가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고 있었다. 대형마트 B사의 설 선물 안내책자에 소개된 1등급 한우 등심 설 선물세트 가격은 2.4㎏짜리가 20만∼25만 원으로 적혀 있다. 16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분석한 전국 한우 등심 1등급 소매 평균가(100g당 5929원)와 비교하면 최대 76%까지 비싼 셈이다. 2.4㎏짜리 한우 1등급 갈비세트 가격은 13만 원으로 aT가 분석한 전국 한우 갈비 1등급 평균가격(100g당 4185원)과 비교하면 29% 높은 가격이다.

과일은 정육 선물세트보다 더 심했다. B사의 후지사과 상품 선물세트(12개) 가격은 7만5000~8만5000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aT가 분석한 전국 후지(상품) 사과의 평균가격(개당 2401원)과 비교하면 무려 최고 195%나 비쌌다.

명절 인기 선물인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 선물세트는 단품 구매 시보다 수십%가량 높은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에 대해 유통·제조업계는 “명절 선물세트 제작을 위해 별도로 포장지 등 부자재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재고 해체를 위한 별도의 비용이 추가로 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존 판매가보다 더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전형적인 상술’이라는 입장이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판매자 입장에서는 단품보다 오히려 세트를 판매하면 마진이 더 커지기 때문에 선물세트 제작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은 핑계에 가깝다”면서 “명절 분위기를 틈타 판매가를 비싸게 책정하는 것은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시름하고 있는 가계에 부담을 주는 비윤리적인 상술”이라고 비판했다.

이관범·최준영 기자 frog72@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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