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이 몇 센티가 되면 수술하나요?" 진료를 하면서 가장 흔히 듣는 말이다. 자궁근종 수술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없다. 크면 클수록 수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크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 위치이다. 1cm 정도의 작은 근종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5cm 이상 되어도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5cm 이상이면 수술할 가능성이 높다.
자궁근종은 자궁 혹은 자궁표면에 있을 수도 있고 근육층 속에 있기도 하며 자궁내막 안으로 돌출되는 일도 있다. 발생 위치에 따라 크게 장막 하 근종 (subserosal leiomyoma), 근육 내 근종 (Intramural leiomyoma), 점막 하 근종 (submucosal leiomyoma)의 세 가지로 분류된다. 또한, 점막 하 근종은 Type 0, 1, 2 등의 식으로 세부적 분류가 더해진다.
이러한 분류는 자궁의 혹이 자궁 속으로 '얼마나 파고 들어갔느냐'에 따른 분류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자궁 앞쪽에 있는 경우, 자궁 뒤쪽에 있는 경우, 자궁 인대에 있는 경우, 자궁 저부에 있는 경우, 자궁각에 있는 경우 등이 있다. 위치 외에도 근종이 하나만 있는 경우, 두 개 있는 경우, 여러 개 있는 경우 등 개수에 따라 고려해야 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증상이 있는 경우에 이루어진다. 가장 흔한 증상은 '생리 과다'이다. 생리 과다가 심하면 빈혈이 와서 어지럽고 몸이 피곤해지며, 시도 때도 없이 하혈을 하기 때문에 심리적 불안감이 생기기도 한다. 길을 가다가,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대량 출혈을 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실신하기도 한다. 골반 통증, 하복부 불편감도 흔히 동반한다. 빈뇨, 절박뇨, 야뇨 등과 같은 비뇨기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근종의 크기와 연관이 있다. 특히, 장막 하 근 근종의 특수한 형태인 자루형 (pedunculated leiomyoma) 근종은 꼬일 수가 있는데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거대 근종의 경우 수신증이 오기도 한다.
자궁근종이 비교적 큰 경우에도 증상이 없으면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증상은 주관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의사가 볼 때는 증상이 있을 것 같은데 전혀 증상이 없다고 하는 환자들도 있다. 자궁근종은 서서히 자라면서 하복부 불편감 또는 빈혈이 생기는데, 몸이 이러한 증상에 대한 적응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만져질 정도로 혹이 크지만 뱃살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빈혈이 있으면 객관적으로 생리 양이 많다고 볼 수 있으므로 치료가 권유된다. 괜찮다는 환자 중 일부는 불편감이 있지만 수술을 하고 싶지 않아 참고 지내기도 한다.
하복부 불편감이나 빈혈 등의 증상이 없어도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임신을 원하는 여성'과 '자궁 육종의 위험성이 있는 여성'의 경우가 그렇다. 아기가 생기지 않는 여성 중 초음파 소견상 자궁근종이 발견되면 근종 절제술을 권유한다. 특히 점막 하 근종은 크기가 작은 경우에도 불임의 원인이 된다. 임신이 되었어도 자궁근종이 있는 경우 유산이나 조산이 잘 되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 또한, 자궁 육종의 위험성이 있으면 증상과 관계없이 수술하며, 갱년기 이후에 커지는 자궁근종은 자궁 육종을 의심해봐야 한다.
< 글 = 동원산부인과 황종하 과장 >
황종하 건강의학전문기자 hidoceditor@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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