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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음식 남보다 먼저 먹으러 직접 산지로… 맛생맛사 ‘얼리 테이스터’

[기타] | 발행시간: 2013.04.05일 03:07

■ 맛집 순례 벗어나 새 트렌드로

[동아일보]

직장인 김종국 씨(32)는 친구들과 5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도로 떠날 계획이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지만 별로 신경을 안 쓴다. 그들의 여행 목적은 오직 ‘주꾸미 맛보기’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제철 산지 요리의 싱싱함은 서울의 유명 식당도 따라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제철 음식을 산지에서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얼리 테이스터’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얼리 테이스터는 최신 디지털 기기를 남보다 빨리 사용하려는 ‘얼리 어답터’처럼 제철 음식을 남보다 빨리 맛보려는 사람들을 뜻한다. 맛집에 대한 관심이 식재료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한 셈이다.

임희윤 갤러리아백화점 농수산물 바이어는 “1세대 미식 트렌드가 ‘맛집’ 순례였다면 요즘은 스토리가 있는 제철 음식을 찾는 2세대 미식 트렌드가 뜨고 있다”며 “젊은 농가들도 고구마를 땅속 토굴에 저장하거나 파프리카에 해풍을 쏘이는 등 얼리 테이스터를 타깃으로 한 스토리 발굴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자전거·모터사이클 동호회들은 주로 산지 음식을 맛보는 쪽으로 여행 코스를 짠다. 그래야 회원들의 참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모터사이클동호회 회원인 혼다코리아의 신범준 팀장은 “이달 26일 주꾸미 여행을 갈 예정”이라며 “여름에는 홍천 냉막국수, 가을에는 속초에 양미리를 먹으러 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명 제철 먹거리 산지는 관광객으로 붐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영덕 대게 축제’에는 관광객 52만 명이 몰려들었다. 이달에만 전국 각지에서 딸기, 미더덕, 소라, 주꾸미 축제 등이 예정돼 있다.

얼리 테이스터 열풍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산지 음식에 대한 정보가 빨리 공유되고, 지방자치단체와 농어민들도 스토리를 덧붙인 고급스러운 농수산물 생산에 힘쓰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0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해외에서 시작된 ‘로컬푸드 운동(지역에서 난 음식을 먹자는 캠페인)’이 국내에 전파된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요 백화점과 호텔의 고급 레스토랑들도 얼리 테이스터를 잡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고급 식품관인 갤러리아 명품관의 ‘고메이494’는 최근 산지직송 코너를 따로 만들어 얼리 테이스터를 위한 제철 음식을 매장에서 팔고 있다. 요즘은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섬진강 하류에서 캐낸 벚굴(바닷속에서 벚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우유와 고등어를 섞어 발효시킨 퇴비로 키운 제주도 천혜향, 경남 통영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해풍 파프리카가 인기다. 통영 ‘빨간 뿌리 시금치’는 지난달 초 매장에 나오자마자 금세 다 팔렸다. 갤러리아는 고객이 요청하면 바이어가 산지에서 제철 농산물을 사다가 전달해 주는 ‘구매 대행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웨스틴조선호텔 구매팀도 전국을 돌며 제주 흑우, 지리산 산나물과 들기름, 양양 송이, 영덕 박달대게, 통영 자리돔 등을 구해 일식, 중식, 양식당의 식재료로 쓴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3, 4년 전만 해도 ‘프랑스에서 공수한 재료’라고 써 있는 레스토랑이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국내 특정 지역에서 가져온 제철 식재료라는 점을 강조해야 고객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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