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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도 하품도 일종의 '감정 전염'… 심하면 뇌질환 의심

[기타] | 발행시간: 2013.06.25일 03:06

공연장에 울리는 기립박수도 1~2명이 시작하고 나머진 동조… 사회적 관계 돈독히 하려는 것

지나친 감정 전염 보이는 사람, 감정 조절하는 뇌의 측두엽 MRI 촬영하면 정상인보다 작아

공연장에서 손뼉을 치는 관객도 있고 하품을 하는 이도 있다. 흔히 사람들은 공연이 훌륭하면 손뼉을 치고, 지루하면 하품을 한다고 여긴다. 순전히 개인적인 평가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하지만 박수나 하품은 개인적 평가를 넘어 사회적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일종의 '감정 전염'의 산물이라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특히 감정 전염이 지나친 사람은 뇌 질환에 걸렸을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박수나 하품은 사회적 행동"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리처드 만(Mann) 교수팀은 청중의 박수에 숨어 있는 심리 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실험을 고안했다. 연구진은 동일한 학생이 같은 내용의 발표를 다른 그룹 6개에 하도록 했다. 각 그룹은 학생 13~20명으로 구성됐다. 발표가 끝나고 청중이 보인 반응은 다양했다. 만 교수는 "어떤 그룹은 청중 한 명당 평균 10번 손뼉을 쳤지만, 청중 한 명당 겨우 평균 3번만 치는 경우도 있었다"며 "청중의 환호와 발표 내용의 수준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청중의 박수는 한두 명이 결정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한두 사람이 일어나 손뼉을 치기 시작하면 나머지가 동조해 기립 박수를 쳤고, 마찬가지로 한두 사람이 박수를 멈추면 박수 소리가 금방 사그라졌다는 것이다.

청중의 환호가 전염성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옆 사람이 손뼉을 치는지가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 만 교수는 이달 18일 출간된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학회 인터페이스(JRSI)' 인터넷판에서 "옆 사람이 손뼉을 치는지보다 손뼉 치는 사람의 숫자에 감정 전염 여부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감정 전염이 일어나는 이유는 굳이 튀는 행동을 해서 눈총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깔렸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박수가 일종의 사회적 행동이란 설명이다.

감정 전염은 환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루한 강연을 듣고 나서 하는 하품 역시 감정 전염의 일종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2011년 이탈리아 피사대 연구진은 "성인의 하품을 조사한 결과, 친족 사이에서는 다른 사람이 하품하면 3분의 2가 1분 내에 하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반면 처음 봤거나 안면만 튼 정도의 사람 사이에서는 덩달아 하품하는 데 2분 이상이 걸렸다. 처음 본 사람 사이에서는 감정적인 동조가 늦었다는 것이다.

외로움 역시 감정 전염에 속한다. 2009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인성과 사회심리학 저널'에서 "한 사람이 외롭다고 느끼면 2년 뒤 가족이나 친한 친구의 52%가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외로움의 전염 효과는 사회적 관계가 멀어질수록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정 전염 심하면 뇌 질환 가능성"

감정 전염은 사회적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지만 심한 경우 뇌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버지니아 스텀(Sturm) 교수팀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알츠하이머병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감정 전염 정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75%가 지나친 감정 전염 증세를 보였다. 즉 동료가 울면 같이 울고, 옆 사람이 기뻐하면 덩달아 기뻐하는 증세를 보인 것이다. 이런 증세에는 남녀 차이가 없었다.

지나친 감정 전염을 보이는 이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촬영한 결과, 귀 위쪽 뇌 영역인 측두엽의 크기가 정상인보다 작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황재욱 순천향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측두엽은 뇌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부위로 알려졌다"며 "이번 연구로 지나친 감정 전염이 뇌 질환의 증상일 수 있다는 유추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조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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