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날씬’하고 싶었다. 사람들의 수군거림도, 짝사랑의 슬픔도 이제는 그만 벗어나고 싶었다. 음식도, 아기도 포기했다. 그저 ‘몸매’만을 지키고 싶었다.
9일 방송된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시즌2’에서는 제82회 ‘살과의 전쟁’ 편이 그려졌다. 지나친 ‘다이어트’ 강박관념으로 갈등을 겪는 지희와 승훈은 결국 이혼 위기까지 맞닥뜨렸다.
지희(이국주 부)는 뚱뚱한 몸매로 어려서부터 갖은 차별을 겪어왔다. 가족에게서조차 마찬가지였다. 친구와 함께 길을 걷던 엄마는 우연히 마주친 자신의 딸을 모른 척 할 정도였다. 부끄럽기 때문이었다. 안에서 당하는 구박, 밖이라고 다를 게 없었다. 회사 생활조차 지희에게는 쉽지 않았다. 동료들은 수군거리며 그녀의 몸매를 흉봤다.
사랑이라고 잘될 리 없었다. 짝사랑하던 동료 승훈(이석우 분)에게는 고백도 해보지 못하고 차였다. 친구라고 여긴 동료 현아 때문이었다. 현아는 “감히 너 따위가 남자를 만나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그녀의 사기를 꺾었다.
현아의 놀림은 지희의 마음을 ‘굳게’ 만들었다. 이후 지희(장가현 분)는 지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그리고는 승훈을 다시 찾았다. 승훈은 이미 현아와 사귀고 있던 상황. 지희를 알아보지 못한 승훈은 지희에게 점점 관심을 품게 됐다. 지희는 현아에게서 승훈을 빼앗아 결국 결혼에까지 골인했다.
‘행복’하기만 할 줄 결혼 생활, 기대와는 달랐다. 지희는 ‘다이어트’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자신뿐만 아니라 남편에게도 ‘다이어트’를 강요했다. 날카로워진 그녀의 모습에 친정 엄마조차 기겁했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졌다. 시어머니가 보내준 반찬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지희의 모습을 승훈이 목격한 것. 승훈은 “당장 먹어라. 이건 우리 엄마에 대한 예의다”라고 분노했다. 승훈은 “이게 사람 사는 거냐. 입만 열면 ‘다이어트 다이어트’ 하지 않느냐”라고 혀를 찼다. 지희는 “내가 뚱뚱했어도 나랑 결혼 했을 거냐. 몸매 유지가 쉬운 줄 아냐”라고 소리쳤다.
아슬아슬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중 승훈은 “우리 이제 아기를 가질 때도 되지 않았느냐. 그럼 더 안정이 될 수도 있다”라며 지희를 설득했다. 지희는 “몸매가 망가져 싫다”라고 단번에 못 박았다. 승훈도 점점 지쳐갔다. 지나친 지희의 태도는 결국 정체를 탄로냈다. 마침내 ‘뚱뚱이 지희’를 알아 본 승훈은 밀려오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과유불급이었다. ‘마른 몸매’만을 강조하던 지희는 스스로가 쌓은 벽에서 나오지 못했다. 승훈도 마찬가지였다. ‘예쁜 여자’를 좋아하던 승훈은 결국, 꿈꾸던 ‘예쁜 여자’를 만나 이혼의 위기를 겪게 됐다.
사진=KBS2 ‘사랑과 전쟁2’ 캡처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