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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대 졸업장 따고 국내 U턴 유학생들

[기타] | 발행시간: 2013.08.12일 03:06

한국식 스펙쌓기 열공 왜?

[동아일보]

중국 베이징대에서 공부한 유학생 김모 씨(25·여)는 지난해 귀국해 ‘스펙 쌓기’에 6개월을 썼다. 토익 시험, 인성·적성검사, 그리고 면접시험 준비 등 한국 대기업 취업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스펙 3종 세트’를 갖추기 위해서였다.

미국 위스콘신대를 졸업한 강모 씨(27) 역시 귀국 후 3개월 동안 토익 점수 올리기에 ‘올인’했다. 그는 “요즘 대기업들이 유학생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워낙 높아 토익 만점(990점)은 기본으로 받아야 한다. 토익학원도 다니고 모의고사도 여러 번 봤다”고 말했다.

해외 현지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늘어난 국내 ‘U턴’ 유학생들이 ‘한국식 스펙’을 쌓느라 여념이 없다. 방학 때 귀국해 취업 스터디를 하고 어학원에 다니는가 하면, 아예 휴학하거나 졸업한 뒤 한국에 들어와 길게는 1년씩 스펙 쌓기에 투자하는 추세를 보인다.

국내 취업을 노리는 유학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어학원이다. 미국 유학생 출신이 토익학원에 다니고, 중국 유학생이 중국어학원에 다니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유학생으로서는 한국에서 공부한 토종 취업준비생과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이 어학 능력이다 보니 학원에 다녀서라도 점수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영어학원 강사 김모 씨는 “미국 유학생이 쓰는 영어는 생활영어이기 때문에 고급 비즈니스 영어를 따로 배우려고 학원을 찾는 유학생이 많다”며 “방학 때는 한 반 80∼100명 중 절반이 유학생”이라고 전했다.

중국어학원에도 취업을 준비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종로의 한 중국어학원은 한 반 20∼30명 가운데 5, 6명이 유학생이다. 이 학원 관계자는 “방학 동안에는 중국 유학생을 위한 중국어자격증반을 따로 운영한다”며 “요즘엔 중국어능력시험인 HSK 외에 비즈니스 중국어 시험 BCT를 준비하는 유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유학생 대상 취업컨설팅 학원도 잇달아 생겨나고 있다. 학원들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위주로 취업이 결정되는 외국과 달리 한국 기업은 취업정보와 스펙이 합격의 관건”이라며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자기소개서 및 면접 준비를 도와주는 대가로 수십만 원을 받는다. 강남 A컨설팅학원은 취업상담 비용으로 1시간에 15만 원, 자기소개서 첨삭 한 차례에 28만 원을 받는다. 세 번에 나눠 진행되는 모의면접 비용은 76만 원이다. 그런데도 방학 때 ‘지도’를 받으려면 한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게 학원 측 설명이다.

한 취업컨설팅 학원이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연 유학생 취업박람회에는 유학생 출신 취업준비생 100여 명이 몰렸다. 자녀를 대신해 참석한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유학생은 한국 대학생보다 취업에 대한 이해와 정보, 인맥이 부족해 취업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컨설팅을 통해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제공해 주겠다”는 강사의 말을 열심히 받아 적고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대학에 자녀를 유학 보냈다는 오모 씨(54)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출신들도 취업이 안 된다더라”며 걱정했다.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강모 씨(52·여)는 “그동안 1년에 1억 원씩 썼지만 더 들더라도 취업까지는 돕는 게 부모의 도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정상 귀국이 어려운 유학생들은 현지에서 취업 스터디를 한다. 최근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의 해외 현지 채용이 늘면서 시즌이 되면 해외 대학 도서관에서 한국인 유학생들끼리 한국식 스펙을 쌓기 위한 스터디 모임을 쉽게 볼 수 있다. 미국 퍼듀대에 재학 중인 고모 씨(25)는 “한국인 교수가 유학생들을 모아놓고 취업 컨설팅을 하기도 한다”며 “토익이나 토플은 기본이고 자격증을 갖추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해줬다”고 전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 고위 관계자는 “유학생 출신이면 무조건 우대하던 때도 있었지만 실제 업무능력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평가 때문에 요즘엔 한국 토종 학생들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유학생들을 평가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용환 인턴기자 중국 베이징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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