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 탈곡작업 한창인 북한 협동농장탈곡작업 한창인 북한 협동농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남포시갈천협동농장 직원들이 6일 걷어들인 볏단을 탈곡하고 있다.2007.11.7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 북한이 올해 좋은 작황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역의 농촌에서 수확의 마지막 단계인 탈곡에 박차를 가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4일 황해북도 은파군에서 생산한 130여 대의 이동식 탈곡기가 각 농촌 작업반에 배치돼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은파군) 강안협동농장의 농민들은 낟알 털기(탈곡)에서 군적인 앞자리를 차지할 목표로 매일 계획을 어김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평안남도 순천시 증산농장에서는 탈곡장에 비닐 박막을 깔고 볏단을 운반해 탈곡 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황해남도 은률군에서는 "낟알(알곡)의 허실을 없애기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세워 낟알 털기 계획을 90% 이상 달성하면서도 탈곡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앞서 지난달 27일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협동농장에서는 낟알 털기를 20여 일 동안에 완전히 끝냈다"라며 각지에서 탈곡 속도를 높이도록 독려했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다수확품종의 벼부터 탈곡했다', '볏단 운반에 편리하게 논 위에 임시도로를 만들었다', '볏단을 서로 의지하게 세워놓아 이삭이 땅에 닿지 않게 볏동가리를 만들었다' 등으로 모범 농장의 탈곡 경험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북한의 경제 사령탑을 맡은 박봉주 내각 총리도 올해 식량 증산을 위해 전역의 농촌을 누비며 '탈곡 전투'에 나선 농민들을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4일 "박봉주 총리는 낟알 털기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평안남도 숙천군 열두삼천농장과 온천군 안석협동농장을 현지 요해(파악)했다"며 박 총리가 모범적인 농민들을 만나 성과를 고무해주고 탈곡 지원을 위한 협의회도 열었다고 밝혔다.

통신은 지난달 25일에도 박봉주 총리가 황해남도 옹진군의 탈곡 현장을 찾아 탈곡 성과를 파악하고 협의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전역에서 탈곡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10월 말이면 탈곡이 끝나는 한국과 달리 북한은 운반 수단과 탈곡 설비 등이 열악해 12월까지 탈곡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북한의 작황이 좋아 수확량이 500만t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탈곡 시기가 늦춰지면서 많은 수확고 손실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탈곡 손실량이 8% 정도인 한국 농촌과 달리 북한에서는 수확량의 15% 정도가 탈곡 과정에 유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