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메이저리그 14승에 빛나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선수가 예능에서도 빛나는 실력을 발휘했다. 그의 동글동글 귀여운 외모와 성격은 ‘런닝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주말 안방에 웃음을 안겼다.
17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은 류현진, 수지와 함께 떠나는 늦가을 MT 특집으로 꾸며졌다. 여느 때 보다도 화려한 게스트에 ‘런닝맨’ 멤버들은 마치 연예인이라도 처음 본 양 환대하며 즐거운 여정을 기대케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마운드 위의 포커페이스 류현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좋고 화남을 분명히 드러내며 ‘런닝맨’에 녹아든 27세 청년만이 있었을 뿐이다.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등장했던 류현진은 자신의 이상형인 수지가 등장하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는가 하면, 수지와 나란히 앉은 차 안에서는 말수까지 줄어 유재석의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호루라기도 불기 전에 게임을 진행하는 무질서한 ‘런닝맨’ 멤버들에게 “호루라기 불면 시작하라고”라며 버럭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승부사 기질만은 숨기지 않았다. 각 팀의 여자 선수를 지켜야 하는 ‘삼방 여왕 피구’에서 같은 팀인 송지효를 자신의 뒤에 숨기고 공을 막아내고, 상대편의 여왕을 맞추기 위해 황금팔을 휘두르며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유재석, 개리와 편을 이룬 수지에게 공을 맞춰 첫 승을 거머쥔 그는 수지에게 미안한 마음을 오히려 수지를 지키지 못한 유재석과 개리 탓으로 돌리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지난 해 ‘런닝맨’ 출연 당시에도 ‘런닝맨’의 능력자 김종국의 이름표를 재빠르게 제거해 놀라움을 안겼던 류현진은 이날 방송에서도 김종국을 가만두지 않았다. ‘런닝맨’ 멤버들은 덤비지 못하는 김종국에게 사사건건 토를 다는 모습으로 통쾌함을 선사, ‘김종국 잡는 류현진’이라는 말을 들었다.
황금팔 사나이의 활약은 스파이로 변신했을 때 더욱 빛났다. 9명 중 자신에게만 주어진 1:8 스파이 미션에서 류현진은 귀여운 동생의 모습으로 ‘런닝맨’ 멤버들에게 접근해 재빠르게 그들의 이름표에 물총을 발사, 하나 둘 제거해 나갔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약 두 시간 가량. 류임스본드로 분한 그는 짧은 시간에 혼자의 몸으로 8명을 상대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상황에서 타깃 물총을 조준하며 외로운 미션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 명의 게스트가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팀워크가 단단히 다져진 멤버들 사이에 단발 출연해 그 속에 녹아들고, 분위기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기존 ‘런닝맨’의 도움도, 연출자의 능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프로그램에 어우러질 수 있는 개인의 능력도 필요하다.
지난 주 방송에 직접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시 했던 류현진이 다시 한 번 ‘런닝맨’을 점령했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야구팬을 사로잡은 류현진의 또 다른 능력이 제대로 발휘 된 시간이었다. 다음 주 예고된 류현진과의 ‘초능력 야구’도 기대를 모은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 사진=SBS ‘런닝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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