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분쟁과 신사 참배 문제 등으로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관영매체를 동원해 과거 일제의 만행을 들추는 폭로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종군위안부, 731부대와 관련된 일본군 자료를 잇달아 공개해 주목받은 지린성 기록보관소는 중국 점령 일본군과 군무원이 가족, 친구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이들 편지는 당시 일본 군 당국이 군사기밀이나 자신들이 저지른 반윤리적 행위가 외부로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편지나 전보를 일일이 검열해 압수한 뒤 그 내용을 정리에 상부에 보고한 '우정검열월보'에 기록된 것입니다.
화중 지역 주둔 부대의 한 일본군 병사는 1938년 3월 12일 본국에 보내려다 압수된 편지에서 "경계임무를 수행 중인 우리 중대 부근에는 만여명의 적 잔당이 남아있다. 불쌍한 것은 현지 주민인데 우리는 그들을 모두 살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어린 아이들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느꼈지만, 눈물을 머금고 살해한 적도 적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선양 지역 주둔 부대의 다른 병사는 1938년 6월 8일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매일 강간사건이 발생한다. 동료들은 상대방이 쓰는 말을 듣고 만주여성이라고 판단되면 마구 강간한다. 많은 여성이 수백명의 군인에게 강간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린성 기록보관소는 현재 보유한 일본군 우정검역월보가 1937년부터 1944년 사이에 작성된 217권이며 총 1만7천442 페이지 분량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복제해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상태인 것은 160권이고 여기에는 일본군 점령지 주재 외국인의 편지를 검열해 정리한 16권이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린성 기록보관소는 지난 9일 일제의 중국 침략 기간 자행된 강제징용과 위안부가 당시 일본 정부 차원의 행위였음을 입증하는 증거라며 관련 문서를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신화통신은 지린성 기록보관소가 찾아낸 32건의 위안부 문제 관련 기록물이 일본군 '헌병월보'와 '난징 주변 지역 치안 회복 상황 보고' 등인데 여기에는 일본군의 강제징용, 노역, 위안부 학대 사실이 상세히 적혀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이번에 공개된 자료가 일본 정계와 학계의 우익인사들이 주장하는 '강제징용과 위안부가 당시 민간기업의 자발적인 행위였다'는 궤변을 반박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린성 기록보관소 인화이 소장은 "현재 보유한 10만여권의 관동군 기록물은 1945년 패주 당시 일본군이 미처 소각하지 못하고 관동군 사령부가 있던 지린성 창춘의 땅속에 묻은 것이 1950년에 발굴된 것"이라며 "이들 기록물의 90%가 일본어로 작성돼 있으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번역과 해독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BS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