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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중국생활, 더 불행해지는 이유는?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1.26일 16:31
어제 새벽 4시 40분경인가, 밤새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거실의 유선전화가 요란하다. 왠 전화인가? 평시에도 잘못 걸려 온 전화가 종종 있는지라 무시하고 그냥 버티는데, 재차 요란하게 울린다. 이것은 의도가 분명히 있다. 받고 보니 앳되어 보이는 한국 젊은이 목소리다. 요지는 둘째 애가 교통사고로 베이징 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있다는 것이다.

깜짝 놀라 집사람과 함께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머리 속에는 이런저런 불길한 생각으로 뒤엉켜 있는 채... 도착해보니 둘째는 다리와 머리에 상처가 있었지만, 검사 결과 큰 부상은 없고, 찰과상 정도로 가벼운 치료를 받고, 대신 목발을 대동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새벽에 발생된 사고를 통해 몇 가지 생각이 머리를 메운다.

주변에서는 베이징의 공기오염에 대해 걱정이 태산이다. 아름다워야 할 봄철에 뿌옇다 못해 눈앞을 볼 수 없는 황사, 사시사철 이어지는 미세먼지와 뿌연 먼지성 안개, 그리고 어느날 코끝을 자극하는 악취성 공기 냄새, 이들이 우리를 괴롭게 하고 있다. 시민들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매스컴은 이를 심층 보도하여 폐해의 실상을 알고 나니 지금껏 몰랐던 걱정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공기 때문에 제 수명을 지키지 못할 듯 한 위기감이 새록새록 다가 온다.

어느 날부터는 먹는 물이 걱정이다. 수도물을 마시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배달해주는 생수도 일부는 못 믿겠다고 하고, 집 수도꼭지에 연결된 정수기의 물은 어쩌려나? 그리고 조그만 페트병에 담긴 광천수도 세균이 어떻고, 산성도가 어떻고.... 목마르면 개천에 흐르는 냇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해갈했던 시절은 어디 가고, 조그만 페트병 한 병에 5천원이 넘는 광천수를 사 먹어야 안심이 된다고 하니 어려운 시절이다.

음식도 걱정이다. 어느 날은 집사람이 중국 음식점 주방의 부적절한 위생 상태가 언론에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순간 식욕은 떨어지고 근처 식당 가는 것이 걱정이란다. 음식 재료가 어떻고, 과다한 조미료가 어떻고, 주방장의 위생상태가 어떻고, 그래서 매일 먹지 않아야 할 음식, 가지 말아야 할 식당, 교육에 정신이 없다. 집사람 의견대로라면 먹을만한 식당, 갈만한 식당이 마땅치 않다. 결국 피하려고 한다면 위생상태 훌륭하고 검증받은 음식재료만 쓰는 최고급 요릿집 그리고 가정 식단 외에는 갈만 한 곳이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사실 상기 3가지 문제는 우리 일상 생활에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다.

그런데 피하려면 피할 수는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꼭 피해야 하는가? 피할 것 다 피하면, 건강해지고 장수하여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피할 것 피해서 열심히 살아왔는데 불의의 사고로 한방에 날라 간다면, 혹은 무엇이 잘못되어 마음의 스트레스로 화병 걸려 허물어지는 경우는?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종종 얘기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을까? 피해야 하고 지켜야 할 숙제가 너무 많으면 괴롭지 않을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명언이다. 공기가 어떻고, 음식이 어떻고, 물이 어떻고 그냥 관리대상에서 지워 버리면 어떨까? 공기 너무 안 좋으면 잠시 피하고, 썩은 물 아니라면 목타서 헤매는 것보다야 행복하고, 주방장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 죽어도 같이 죽을 것이고...

기준이 간결하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즉,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행복의 폭이 넓어진다. 즉 가고 싶은 곳 어느 곳에 가서도 현지 음식 달게 먹을 수 있고, 콸콸 흐르는 석간수에 목 축일 수 있으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어느 여관에서나 묵으면서, 그곳의 자연 풍경과 사람들 살아가는 진짜 모습을 통한 자연과 인생의 조화로움을 맛 볼 수 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둘째 애에게 무엇을 느꼈냐고 묻자, 이후에 보다 조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럼 본인의 잘못에 관계없는 사고는? 누구는 한번의 사고로 세상을 뜨거나, 불치의 부상자가 되고, 누구는 가벼운 경상으로 끝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인데…

둘째 애는 최근 6개월 전에 우연히 학교 앞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쓰러져 있는 잘 모르는 후배를 이번 병원에 입원시키고 12시간 정도 간호하여 깨어났다고 한다. 잘 모르는 후배에 대한 대가 없는 정성이 이번 사고의 경미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은 봉사에 대한 하늘의 보응이 아닐까?

자, 공기도 좋고 물도 자유롭게 마실 수 있으며 주는 음식마다 청결한 곳은 없을까? 그리고 돈걱정 없이 살고, 주변의 사람들은 나만 생각해 주는 사회는 없을까?

없다면 잊어버리자. 그리고 마음 편하게 그냥 주변의 악조건을 인정하고 자기만의 실현 가능한 조그만 기준으로 즐기면서, 기회 닿는대로 주변에게 조그만 덕이라도 베푼다면, 이후의 생활이 훨씬 행복해지지 않을까? 깊어가는 섣달 그믐의 단상이다. (jgkim12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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